무등일보

'코로나로 달라진 해수욕장' 영광가마미 가보니

입력 2020.08.02. 17:19 수정 2020.08.02. 17:19 댓글 0개
깐깐해진 입장 절차 “불편하지만 안심”
발열 체크·거리두기 등 '이중삼중' 수칙
북적북적 물놀이 대신 소규모 휴식 위주로
지난 1일 영광 가마미해수욕장 입구에서 피서객들이 발열체크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분위기요? 작년이랑 180도 달라졌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기 쉬운 물놀이보다 바다 조망이나 모래놀이 위주로 즐기려구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8월 첫 주말. 영광 가마미해수욕장에서 코로나19로 달라진 피서풍경을 엿봤다.

지난 1일 오전 기자가 찾아간 해수욕장. 목적지가 500여m나 남았는데 차량 정체가 시작된다.

지난 1일 방역 지침이 적힌 현수막이 무색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영광 가마미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발열 시 입장 금지, 마스크 상시 착용, 사람간 거리두기, 침·가래·콧물 등 채액 배출 금지, 음식물 섭취 최소화 등의 수칙을 당부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진입로를 따라 거북이 운행을 하니,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모두 가린 직원이 정차를 지시한다.

"창문 활짝 열어주세요. 동승자 전원 체온 측정 하겠습니다. 네, 됐습니다. 통과하세요."

감염병 차단을 위한 1단계 방역선, 차량 내 임시 발열 확인 절차를 통과하고서야 드넓은 백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긴 장마끝에 찾아온 모처럼만의 무더위에 금방이라도 달려가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싶지만 아직 '절차'가 남았다.

모래밭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은 녹색철제펜스로 차단된 상태. 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방법은 단 하나, '입구'라는 이름을 가진 컨테이너뿐이었다. 일정 간격을 두고 붙여진 발바닥 모양 스티커를 따라 줄을 섰다.

한참을 기다려 차례가 왔다. 수기로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을 기재한 후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섰다. 화면 상단에 '37.6도'가 표시된다.

"어, 아까는 열 안났는데. 기다리면서 쏟은 땀 때문인가 봐요", 조심스러운 해명에 "혹시 확진자와 접촉한 적 있었나요?, 이전에 발열 증상은요?" 의심스럽다는 듯 질문을 이어가더니 에어컨 아래에서의 휴식을 허락했다.

한참 땀을 식히고 36.4도를 확인받은 후에야 입장이 가능했다.

첫 발열 확인 후 백사장을 밟기까지 족히 30분이 걸렸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해수욕장 풍경'을 온 몸으로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비단 기자 뿐만 아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해수욕장 이용객들은 한결같이 같은 반응을 내놓았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나석진(38)씨는 "예년과 사뭇 달라진 생경한 풍경이 낯설다. 그래도 이중삼중으로 확인하고 입장하니 안심"이라면서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사람들과 접촉이 쉬운 물놀이보다는 모래놀이나 구경 위주로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찾아왔다는 김태곤(23)씨도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한다는 차원이지만 입장 절차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출입 관리 시스템도 QR코드 등이 아닌 수기여서 아쉬웠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예전처럼 편하게 출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한 영광군 관계자는 "체온 확인과 마스크 착용에 중점을 둔 방문객 관리를 하고있다. 비교적 잘 정착되는 분위기 속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아 골머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소독만 하루 6차례 시행하는 등 감염병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는 개인의 위생 관념이 가장 중요한 만큼 각자 철저한 준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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