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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거리두기 안된 캠핑···"44~50% 감염 노출"

입력 2020.08.02. 05:00 댓글 0개
강원 홍천 캠핑장 다녀온 18명 중 9명 확진
美 조지아 환자 발생 캠핑장서도 44% 양성
"마스크 착용·실내 환기 안 지켜 감염 확산"
마스크 안쓰고 장보기·여섯가족 단체 식사
정은경 "사례 보강해 정교하게 안내하겠다"
[세종=뉴시스]피서객들이 야영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강원도 홍천에 캠핑을 다녀온 참석자 18명 중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돼 관심이 쏠린다. 두 경우 모두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는 절반 가까운 감염 확산이었다.

이미 생활방역 수칙에 실외 야영장에서도 2m 거리두기가 안 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침방울이 튀는 행위를 삼가도록 했지만 지침과 현실 사이에는 간격이 있었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까지 강원 홍천 캠핑 모임과 관련해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여섯가족은 지난 24~26일 2박3일간 홍천의 한 캠핑을 다녀왔다. 가족별로 부모와 자녀 3명씩 총 18명이 함께 캠핑을 했다. 이후 29일 성남에서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30일 성남 지역 모자와 속초 거주 부부에 이어 31일에는 부부와 유아까지 한 가족 전체가 김포에서 확진되면서 총 네가족 9명이 감염됐다.

캠프 참석자들의 발병률은 50%에 달한다. 같은 캠핑장을 동시에 이용했던 이용객과 캠핑장 운영요원 1명을 포함해 확진자 9명과 접촉한 102명 중 68명은 1일 낮 12시까지 음성으로 판명됐고 3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나는 다음 주말까지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 야간 캠핑장에서도 44% 발병"

이런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캠핑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놔 주목된다.

미국 CDC에서 지난달 31일 조기 발행한 보고서에는 올해 6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 캠핑장 사례를 분석했다. 이 캠핑장에선 6월17~20일 직원 교육을 하고 21일부터 27일까지 야간 캠핑을 진행했다. 캠핑이 진행되던 22일 오후부터 오한 등 증상을 보인 10대 직원이 23일 캠프를 떠나고 24일 확진되면서 이때부터 야영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조지아주 방역당국이 해당 캠핑에 참여한 주민과 직원 597명을 검사한 결과 44%에 달하는 26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야영장에 더 오래 머무를수록 발병률은 높았다. 교육이 있었던 17일부터 야영장이 폐쇄된 27일까지 머물렀던 직원들은 117명 중 56%인 66명이 확진됐다. 21~27일 캠프에 참여했던 이용객 346명 가운데선 49%인 168명이 확진됐다. 반면 17~21일 교육 때만 머문 교육생 134명 중에는 확진자가 19%(26명)에 불과했다.

객실별로 보면 16~26명으로 다수가 함께 지낸 객실 이용객들은 375명 중 53%인 200명이 확진됐다. 중간 객실(7~13명)과 소형 객실(1~3명)은 39%(75명 중 29명)와 38%(13명 중 5명)로 다수가 이용한 객실에 비해 발병률이 낮았다.

캠프에는 6~19세 아동·청소년들이 참여했고 직원과 교육생들의 나이는 14~59세로 다양했는데 발병률은 6~10세 51%(100명 중 51명), 11~17세 44%(409명 중 180명), 18~21세 33%(81명 중 27명) 등(22~59세는 7명 중 2명 확진)으로 나타났다.

◇"음성 확인서 받아놓고도 마스크 착용·환기 실천은 안 해"

물론 해당 연구는 야영장 이외 지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고 개별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런 높은 발병률은 실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야영장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조사를 진행한 조지아주와 CDC 방역 관계자들은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야영장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도착 12일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등 CDC 지침을 따랐지만 정작 야영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았고 실내 환기를 위한 창문이나 문 열기 등은 실시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비교적 큰 집단이 객실에서 잠을 자고 규칙적으로 노래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게 전파에 기여했을 것"이라며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마스크 사용은 보편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물리적 거리 두기와 지속적이고 올바른 마스크 사용이 집합적인 환경에서 전파를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강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생활 속 거리 두기 장소별 세부 지침 중 야영장 이용자(위)와 종사자·관리자 적용 사항을 편집한 그림. (이미지=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2020.08.02. photo@newsis.com

◇야영장 방역수칙 있는데도…"더 정교하게 안내"

이런 방역수칙 준수 미흡은 강원도 홍천 캠핑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를 포함해 캠핑장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37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CC(폐쇄회로)TV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부분을 확인했다"며 "음식을 같이 섭취하는 부분 등을 확인해 위험 행위의 하나로 지적한다"고 말했다.

역학조사 결과 일행 중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장을 봤고 캠핑 기간에는 여섯가족이 같이 모여 식사를 했다.

이는 모두 정부가 제시한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 실천 수칙에 어긋난다. 야영장 세부 지침을 보면 우선 야영장에는 가족 구성원 외 다수 인원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야영장 이용자들은 실외에서 2m 거리두기가 유지 안 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유증상자는 캠핑을 자제하고 텐트나 캠핑카 등 실내 공간을 자주 환기해야 한다.

종사자나 책임자에게는 단체 식사 제공을 금지했지만 이처럼 여섯가족이 한 데 모여 식사를 하면서 이런 수칙은 무용지물이 됐다.

방역당국은 실외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하는 한편 시민들이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칙도 가다듬기로 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여섯가족 18명이 2박3일 캠핑을 하면서 1m 이내 근접한 거리에서의 식사나 대화를 상당 기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통해서 전염됐을 것"이라며 "생활 속 거리두기나 생활방역수칙을 만들 때 이런 사례들을 더 보강해서 조금 더 정교하게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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