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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냄새만 맡아도 좋아" 관중으로 생기 찾은 축구장
입력 2020.08.01. 21:18 댓글 0개두 좌석 또는 1m 이상 떨어져 앉아…취식 금지
[성남=뉴시스] 박지혁 기자 = 프로축구 그라운드에서 3개월 만에 생기가 돌았다. K리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1일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유관중 체제로 전환했다.
FC서울-성남FC의 경기를 포함한 K리그1(1부리그) 3경기와 제주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를 포함한 K리그2(2부리그) 3경기, 총 6경기가 열렸다.
5월 개막 이후 무관중으로 운영했던 K리그는 이날부터 경기장 수용 규모의 10%를 상한선으로 해 관중을 입장하게 했다.
서울-성남의 경기를 앞둔 탄천종합운동장은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찾은 팬들의 안전을 위해 여러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탄천종합운동장의 관중 입장 제한 10%는 1427명이다. 성남 관계자는 "좌석간 두 칸씩 떨어져 앉아야 해서 실제로는 1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전 좌석은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며 좌석간 거리두기의 최소 기준은 '전후좌우 두 좌석 또는 1m 이상'이다. 착석한 관중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멀게 해 신체접촉이나 비말 분산 등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관중들은 일행이 있어도 떨어져 앉으며 지침에 잘 협조했다.
성남 구단은 평소의 2배가 넘는 87명의 경기장 진행요원을 배치했다. 평시에는 40명, 무관중 체제에서는 60여명을 배치했다.
여전히 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관중들이 방역 지침을 철저히 따를 수 있도록 많은 인원을 배치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팬들의 표정은 밝았다.
성남시 수정구에서 온 박정민(21)씨는 "매년 축구장에 오는데 그동안 못 오다가 오랜만에 오니 색다르다. 잔디 냄새만 맡아도 좋다"며 "무관중 경기로 열릴 때, 몰래 어디서 볼까도 생각했지만 꾹 참았다"고 했다.
또 "(체온 검사와 QR코드 인증 절차를 거쳐도) 입장 대기에 5분밖에 안 걸렸다"며 원활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남구 세곡동에서 온 김모(40)씨는 "항상 시즌권자였다. 그동안 축구를 볼 수 있는 곳은 텔레비전밖에 없지 않았나. 중계로 봤지만 많이 답답했다. 축구장에 와서 전체적으로 전술을 보곤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답답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팬들은 입장시 줄 간격을 최소 1m 이상 유지하며 지침을 잘 준수했고, 마스크도 빠뜨리지 않았다.
당분간 원정 응원석은 운영하지 않는다. 다수의 팬들이 장시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경기는 윤주태의 멀티골을 앞세운 서울이 2-1로 승리했다.
사퇴한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서울을 이끈 김호영 감독대행은 경기 후, "관중들이 들어와서 같이 호흡하는 게 좀 더 신나는 게 사실이다. 어서 코로나19 국면이 가라앉아 많은 관중들이 와서 즐기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일 성남 감독은 "오늘 홈 경기로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이었는데 승리를 안겨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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