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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예능 시청률]MBC·KBS 반토막···미소짓는 SBS

입력 2017.09.15. 10:25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공영방송 MBC·KBS 총파업이 2주차 주말을 앞두면서 주말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시사·교양·뉴스 프로그램이 일부 결방하고 방송 시간이 축소됐지만 시청률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외주 제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 쪽도 마찬가지로 변동은 크지 않다.

문제는 역시 예능프로그램이다. MBC는 4일 파업 돌입 이후 대부분 예능프로그램이 결방했다. 굵직한 프로그램들이 몰린 주말 예능은 사실상 초토화됐다. KBS는 파업 첫 주말은 버텼지만, 2주차 주말부터는 본격 방송 파행이 가시화할 조짐이 보인다. SBS는 부분적으로 파업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MBC 예능 무한도전 시청률 반토막

파업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건 MBC 예능이다. 먼저 '무한도전' 시청률이 딱 반으로 줄었다. 파업 직전인 지난 2일 방송은 전국 평균시청률 9.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평소 9~12% 시청률을 오갔던 '무한도전'은 파업 이후 첫 방송이던 9일 방송에서 4.6%로 시청률 폭락을 맞았다.

이날 방송은 김태호 PD 등의 파업 동참으로 재방송 격인 '무한도전 스페셜'로 대체됐다. '무한도전'이 MBC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청률 급락은 현재 MBC가 처한 상황을 반영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출연자들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며 시청률 급상승 중이던 금요일 심야 예능 '나 혼자 산다'도 파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파업 직전인 1일 방송이 11.0%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프로그램은 파업 후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된 8일에는 시청률 4.8%로 반 이상 감소했다.

일요일 대표 예능인 '복면가왕' 시청률도 마찬가지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2일 방송이 10.3% 시청률을 보였지만, 재방송이 나간 9일에는 시청률이 5.9%에 그쳤다.

시청률 하락은 곧장 광고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방송 파행 이후 MBC 광고 단가는 평소 80% 선으로 줄었다('무한도전' 15초 광고 파업 전 약 1300만원). 광고 물량 또한 감소 중이다. 앞서 '무한도전'이 7주간 재정비 시간을 가졌을 때, 광고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바있다. 따라서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MBC가 재정적으로 받는 타격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박2일' 결방 직전…불안한 KBS

KBS는 파업 후 첫 번째 주말은 간신히 버텼다. KBS의 간판 '1박2일'(14.7%→15.9%)과 '슈퍼맨이 돌아왔다'(8.5%→10.1%)는 오히려 시청률이 소폭 증가했고, 토요일 예능 '불후의 명곡'은 10%대 시청률을 사수했다(10.7%).

KBS는 간부급 PD들이 긴급 투입돼 각종 예능프로그램 편집에 나서 결방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파업 전후로 달라진 KBS의 편집과 촬영 방식을 비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15~16일로 예정됐던 '1박2일' 녹화가 취소됐다고 밝히면서 KBS 또한 MBC와 마찬가지로 예능프로그램의 대거 결방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1박2일' 제작에 참여 중인 PD 6명은 현재 모두 파업에 참여 중이다. 파업 첫 주차인 지난주에는 촬영이 완료된 녹화 분량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부장급 간부가 편집하는 방식으로 정상 방송됐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간부들 또한 일부 파업을 지지하고 있어 이주부터는 정상 방송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파업 참여 예능 PD는 모두 83명으로 예능국 제작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불후의 명곡' '해피투게더'의 결방도 파업 3주차부터는 본격화할 거라는 예상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녹화 분량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파업이 장기화하면 파행 방송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소 짓는 SBS

MBC와 KBS 파업으로 현재 가장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건 SBS다. 일부 프로그램은 파업 후 눈에 띄는 시청률 상승을 보였고, 당장에 극적인 변화는 없더라도 공영방송 파행이 장기화할수록 SBS 시청률이 상승할 거라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지난 8일 '나 혼자 산다' 시청률이 폭락하면서 같은 시간 방송 중인 '백종의 푸드트럭' 시청률은 파업 전 4.7%에서 6.8%로 상승했다. 그동안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던 일요일 예능 '판타스틱 듀오' 시청률 또한 파업 후 11.0%를 기록했다(직전 시청률 8.6%).

익명을 요구한 SBS 예능국 한 PD는 이와 관련, "MBC와 KBS의 파업이 당장에 SBS 프로그램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극적인 변화도 크지 않을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이 좋지 않으면 반사이익으로 시청률이 상승하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현재 SBS도 문제가 많지 않나"라면서도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조금씩 감지된다"고 말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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