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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6개월]넌버벌 공연 피해 막심···문화연예계 동남아로 눈 돌려

입력 2017.09.15. 09:55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가 여전히 경색된 상황이다.

중국이 지난 3월 자국 여행객의 한국행을 금지한 '금한령(限韓令)'을 내린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공연을 중심으로 한 문화계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의 피해가 특히 막심하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거 관람하던 '난타' 충정로 극장은 현재 개별 공연 예매를 받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등이 주최하는 관객 초대 행사 등으로 간간이 공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와 함께 명동, 충정로 일대에 성행하던 넌버벌 퍼포먼스의 불씨 역시 지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상대로 관객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쉽지 않다"면서 "중국 관객 모집은 오래전부터 다져온 건이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상반기부터 진행돼온 중국 내부의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 아시아 투어 중국 공연의 출연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대형 공연에서 여전히 한류에 대한 제재가 강하다.

상반기에 공연은 물론 방송, 영화, 가요, 출판을 비롯해 클래식 등 순수문화에까지 중국이 제재조치를 단행한 이후 현지 진출은 언감생심이 됐다.

◇미미한 교류는 명맥 이어가

하지만 한때 한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만큼 중국은 한국 문화계가 마냥 포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미미하지만 교류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이유다.

작은 공연은 현지에서 라이선스 등의 형태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뮤지컬 '빨래'와 '마이 버킷 리스트'의 라이선스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이와 함께 검증된 뮤지컬의 단발성 쇼케이스 역시 예정돼 있다.

한국 내에서는 해외 뮤지션 공연을 통해 중국 관광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행인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페스티벌을 이용해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 중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2∼2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빅시티비츠 월드클럽돔 코리아 2017(BigCityBeats World Club Dome Korea)'를 중국을 상대로 알리는데 힘 쓰기도 했다.

순수 문화 교류에 대한 의지도 이어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중국 유일의 국립 교향악단인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었다. 지휘는 중국의 탕무하이가 맡았고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자로 함께 했다.

◇중국은 답답···일본 동남아로 눈 돌려

올해 초부터 사드로 인한 중국 진출이 힘들어지지 문화 연예계는 일본과 동남아 시장으로 일찌감치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영화, K팝은 동남아시장을 '포스트 차이나'로 보고 현지 진출 플랫폼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드로 인한 방송 제재와 함께 프로그램 베끼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방송계 역시 동남아 채널들을 통해 현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K팝은 한때 광풍이 일으켰던 일본 시장에 다시 주력하고 있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3세대 걸그룹을 중심으로 소녀시대·카라가 주도했던 현지 K팝 붐을 재점화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CJ E&M은 자사 연말 가요 시상식인 '2017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를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베트남, 일본, 홍콩 총 3개 지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일본과 함께 중국 주변의 공략을 통해 K팝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진출을 몇 년전부터 시도해온 공연계 관계자는 "문화라는 명목으로 그나마 미미한 교류라도 이어갈 수 있다"면서 "북한 미사일로 인해 사드 배치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중국이 정치 현안과 문화 교류는 구분했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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