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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국면 속 800만달러 인도적 지원 타당한가

입력 2017.09.14. 16:49 수정 2017.09.14. 16:52 댓글 0개
유엔 WFP·UNICEF 아동·임산부 식량·의약품 지원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으로 중단 이래 1년9개월 중단
美에 사전 통보…부정적 여론 극복 과제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對北) 인도지원 사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신규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한 현재의 상황 속에서 과연 합당한 정책이냐는 하는 점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제재를 통한 태도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기조 하에 국제기구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를 중단했다. 2015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출범한 새 정부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북한 주민 민생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인도지원을 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 등 주요국이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영양 강화식품 지원 사업에 450만달러, 유니세프(UNICEF) 아동·임산부 영양제 및 필수의약품 지원 사업에 350만 달러를 공여하는 방안이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 간 공감대가 형성된 안건을 협의회에 상정해왔던 만큼 원안대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실제 대북 인도지원 공여 문제에 대해 유관 부처 간 사전 협의에서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지원 내역 및 추진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적 행동을 하더라도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은 변함없이 해 나갈 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일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재·압박에 있어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필수적인 상황인데 정부의 이같은 지원 움직임은 미국 등 주변국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더구나 국내적으로도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따라 대북 감정이 최악의 수준으로 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과연 일반 국민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인도적 차원으로 받아들일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이와관련 정부는 WFP와 UNICEF 대북 인도지원 사업 공여에 대한 이러한 입장을 미국 측에도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자칫 국제공조를 와해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염두에 둔 행동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자신들도 하고 있는 정책이어서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이번 사안을 놓고 모종의 거래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이전 정부의 국제기구 대북 인도지원 공여 중단 결정이 어떻게 보면 '제재로 민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기조와 동떨어진 것"이었다"며 "대북 인도지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군사적인 문제와 인도적인 차원은 별개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점에서 정부 정책 방향에 긍정적 견해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워낙 한반도 안보위기가 엄중한 상황이란 점을 감안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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