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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30분' 노숙인 집단폭행하고 물에 빠뜨리며 조롱한 10대들]

입력 2017.09.14. 16:39 댓글 0개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시비를 걸었다" 진술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집단폭행당하고 물에 빠뜨려지고 조롱당했던 공포의 30분'

지난 6월27일 오전 3시 무렵, 광주 동구 수기동 광주천변에 오토바이 2대가 멈춰 섰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4명은 천변 산책로 한 편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숙인 2명에게 향했다. 이들은 발로 툭툭 차며 노숙인을 깨웠다.

잘 먹지 못해 체격이 왜소한 노숙인들의 나이는 마흔 여섯과 서른 여덟이었다. 이들을 발로 차 깨운 이들은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A씨와 16·17·18살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은 '야! 너희들 뭐야'라며 반말로 노숙인들을 윽박질렀다. 겁에 질린 B(46)씨가 달아났지만 곧바로 잡혀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 주먹과 발로 전치 2주의 병원 진단이 나올 만큼 온 몸을 때리고 또 때렸다. '도망가면 죽는다'는 섬뜩한 협박까지 했다.

다리를 절어 도망갈 엄두도 못 낸 C(38)씨도 돌아가며 폭행을 당했다. 가지고 있던 전 재산 1200원까지 빼앗겼다.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A씨 등은 B씨의 유일한 신발과 가방 등을 광주천에 던져 버렸다. C씨는 아예 4명이 합심해 둘러메고 물속에 빠뜨렸다.
  
이들의 괴롭힘은 그렇게 30분 가량 이어졌다. 반말과 폭행, 조롱이 끊이지 않았다. 비참한 몰골이 된 B씨와 C씨 앞에서 '낄낄'대며 즐거워했다.

B씨 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광주 동부경찰서는 14일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A(2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경찰에서 "호기심에 시비를 걸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과가 10건이 넘었다. 10대부터 절도와 폭행 등으로 경찰서를 드나들었지만 모두 소년보호사건, 일명 소년법(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 처벌보다는 환경의 조정과 행동의 교화에 목적을 두는 법률) 적용을 받아 경미한 처벌만 받았다.

나머지 3명도 각각 폭행과 공갈, 절도 등 1~5건의 전과가 있었고 모두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의 경우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못 봤다' '아래 동생들이 주도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졌지만 워낙 죄질이 나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닌 것 같다"며 "청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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