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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손손 ‘섬김과 나눔의 큰집, 종가’···경북상주

입력 2017.09.14. 14:33 댓글 0개

【상주=뉴시스】 신동립 기자 = ‘섬김과 나눔의 큰집, 종가’가 18일 상주박물관에서 개막한다. 상주의 ‘종가(宗家)’를 주제로 국립민속박물관과 상주박물관이 함께 기획한 전시다.

섬김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종가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 120여점을 선보인다.

종가는 불천위(不遷位), 즉 국가나 학문에 큰 공이 있어 사당에 영원히 모시는 조상 신위를 중심으로 한곳에 터를 잡아 대대로 내려온 큰집이다. 상주는 경상북도에서도 많은 종가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상주에 자리한 열여섯 종가들은 학덕을 기반으로 오랜 세월 가통을 이어왔다.

전시는 ‘학문으로 뿌리내리다’(文·문)로 출발한다. 유학을 바탕으로 학문에 정진해 상주 학맥으로 뿌리내린 종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공자를 모신 사당인 문묘(文廟) 배향 행사를 그린 유일한 기록화 ‘성정계첩(聖庭契帖)’을 비롯해 서애(西厓) 류성룡(1542~1607)의 학맥을 잇는 ‘삼선생 수적 주절주해(三先生手蹟朱節註解)’, 풍산류씨 우천종가의 학문적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류성룡의 ‘경상(經床)’ 등이 소개된다. 영호남의 소통을 이끈 학자 우복(愚伏) 정경세(1563~1633) 종가의 대산루(對山樓) ‘工’(공)자 벽은 학문을 향한 종가의 열정을 드러낸다.

다음은 ‘마음으로 섬기다’(孝悌·효제)다. 효제를 가훈으로 삼아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끼리 우애를 나누며 자손 대대로 제사를 받든 종가의 이야기다. 여산송씨 우곡(愚谷) 송량(1534~1618)을 모신 효곡재사(孝谷齋舍) 현판이 지극한 효성으로 마을 이름이 바뀐 사례를 알려준다. ‘이동식 감실’에서는 6·25동란과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조상을 섬겼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게 쫓기면서도 아픈 동생을 업고 백화산을 넘어 살아난 형제의 이야기인 ‘월간 창석 형제 급난도’(月澗蒼石兄弟急難圖·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7호)는 형제간 돈독한 우애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어지는 ‘나눔으로 실천하다’(忠恕·충서)에서는 집 안팎으로 덕을 베풀어 나눔을 실천한 종가의 이야기를 전한다. ‘안반(案盤)’과 ‘백비탕(白沸湯) 그릇’에 얽힌 유물 이야기를 통해 종가 사람들의 배려심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종가가 함께 세운 최초의 사설 의료 기관인 존애원(存愛院), 교육 기관인 도남서원(道南書院)의 자료를 통해 나눔과 실천 정신을 확인 가능하다. 임진왜란 때 상주의 상황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임란일기(보물 제1003호)는 종가의 사회적 구실을 짐작케 한다.

여러 종가의 종손, 종부 인터뷰 영상과 함께 사랑채와 사당을 재현했다. 대대로 종가를 지켜온 이들과 정신적 가치를 접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벌이는 ‘K뮤지엄스 지역순회 공동기획전’의 하나다. ‘섬김과 나눔의 큰집, 종가’는 12월25일까지 계속된다.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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