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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디오:사라진 4시간' 관람포인트는?

입력 2020.07.16. 11:52 댓글 0개
[서울=뉴시스]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스틸. (사진=인디플러그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광주비디오:사라진 4시간'(감독 이조훈)이 16일 전국 104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영화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밀리에 제작·유통된 항쟁 당시의 영상 기록물 '광주비디오'의 탄생과 40년이 지난 지금도 미지로 남아있는1980년 5월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4시간을 추적한다.

우선 대한민국 민주화의 촉매제인 '광주비디오' 탄생 과정을 담은 점이 눈길을 끈다. 19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가장 위험했지만 효과적이었던 것은 당시 광주의 진실을 영상으로 오롯이 담은 비디오테이프의 전파였다.

삼엄한 감시를 피해 탄생한 영상기록물은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제작과 미국, 일본, 독일을 거쳐 밀반입한 후 증폭기를 이용해 밤새 복사본을 만들어 유통하는 과정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이 과정을 실제 주역들의 인터뷰와 재현 등의 방식으로 영화적으로 복원한다.

새로운 시각의 저널리즘 다큐멘터리로, 현시대에 필요한 주제와 문제점들도 담아냈다. 추적과 기록을 다루는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구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현장 기록, 자료 화면, 인터뷰를 떠올리지만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차이가 있다.

청년 시절 비디오를 제작하고 유통했던 사람들이 40년이 지나 노년의 모습으로 직접 자신의 스토리를 재연하고, 상영회를 진행했던 명동, 광주 망월동, 대구 일대에 다시 방문하게끔 했다. 감독 자신도 재연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참혹했던 당시 광주의 시간 속에서 꿋꿋하게 진실을 전달했던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의지를 다시 상기시켰다.

이조훈 감독 스스로 "모든 아카이브 필름을 뒤져봤다"라고 자신할 만큼 오랜 시간의 조사와 치열한 증거 취재를 바탕으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한 진실을 요구한다. 전개될수록 충격을 거듭하며 마침내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영화가 전하는 현실적인 메시지는 끝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몰입도를 선사한다.

내부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내밀하고 면밀한 시선도 인상 깊다. 이 감독은 1973년생으로 5·18 당시 시민군에게 밥과 물을 나눠주던 어머니, 도청 앞 고시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당하고 귀갓길에 M16 탄피를 주워 온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한 채 유년 시절을 보낸 광주 출신이다. 40대 광주 출신 감독은 감정적인 영역을 줄이고, 오랜 준비 과정을 통해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가짜 뉴스와 선동이 판을 치는 뉴미디어 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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