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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호소 후 사망' 전남 모 중학교에선 무슨일이
입력 2020.07.15. 18:45 수정 2020.07.15. 18:45 댓글 4개피해자 정신적 고통 호소 후 사망
유족 측 "학교 안일 대처가 원인"
기숙사에서 함께 살던 친구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중학생이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병원 치료 중 숨진 사건과 관련(기사 바로가기), 유족들이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가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학교와 상급기관의 미흡한 대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전남도교육청과 전남도의회 앞에서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 스트레스성 급성췌장염으로 병원 치료 중 숨진 중학교 1학년 A군의 유족은 성폭력 피해 호소 후 가해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 등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불안과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호소했다. 정작 본인은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해 학생들은 계속 학교에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 A군의 건강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전남 영광의 한 중학교에 입학한 A군은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지난달 초 첫 등교 후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밤마다 룸메이트 3명과 다른 방 친구 1명 등 4명으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가족에게 털어놨다.
옷을 벗기거나 신체 일부를 만지는 것도 모자라 성적 행위를 강요받아왔다고 뒤늦게 고백한 것. 음단패설 등 욕설과 함께 폭행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부모는 즉시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가해 학생들의 등교는 중단되지 않았다. A군에 대한 접근과 보복행위 금지,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만 진행됐을 뿐이었다. 사실 관계 확인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됐더라도 학습권은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군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결국 피해를 호소한 지 10여일만에 숨졌다. 안타깝게도 이날은 A군 어머니의 생일날이었다.
유족들은 안일한 학교 당국의 대처가 화를 키웠다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측이 A군의 극도의 불안한 심리, 건강상태를 확인하고도 긴급조치를 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대처했다고 꼬집었다.
15일에는 A군이 호소했던 성폭력 피해 내용과 학교의 대처 등을 담은 글을 청와대 청원에 게시, 수 백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교육청과 의회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군의 가족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헛된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며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도록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합의하에 했던 장난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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