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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사고死 몽골 유학생 어머니의 손편지

입력 2020.07.15. 11:44 댓글 0개
유족들, 아들 사망에도 코로나19로 입국 조차 못해
재학중인 조선대서 사고 처리·장례 등 각별한 지원
어머니 "감사한 마음 직접 전하지 못해 편지로라도"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숨졌으나 코로나19로 입국조차 못한 유족들을 위해 대학 측이 사고처리와 장례 등 각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유학생의 어머니는 감사한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 대학측에 보내왔다.

15일 조선대에 따르면 한국어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던 몽골인 유학생 툽신바야르 뭉흐 잍겔 학생이 지난 4월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5월1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비보는 유족들에 전해졌으나 엎친 데 덮친 격, 코로나19로 국제 항공편이 무기한 결항돼 유족들은 입국 길이 막혀 장례조차 치를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촌누나가 고인의 사고와 사망에 따른 모든 절차를 유족으로부터 위임받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학 측은 툽신바야르 뭉흐 잍겔 학생이 사고를 당한 시점부터 사고 처리, 치료 절차까지 일일이 도왔다.

사망 이후에도 유족이 입국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장의차와 화장, 통역비용 등을 죄다 지원했다.

또 몽골인 유학생들과의 간담회도 열어 고인을 애도하고 재발방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영락공원에 안치된 고인의 유골은 항공편이 재개되면 유족이 현지로 운구할 예정이다.

이역만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던 유족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의 손편지를 보냈다.

고인의 어머니는 "아들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경황이 없어 감사인사가 늦었다"면서 "비록 아들이 돌아올 수 없는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친절한 마음을 가진 조선대 덕분에 아들의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 관계자들을 보며 언어와 문화, 국적 등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 간에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감사 말씀을 직접 드리고 싶지만 이렇게나마 편지로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받은 민영돈 총장도 유족 측에 화답했다.

민 총장은 "미래가 밝은 청년이 변고를 당해 매우 안타깝다.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해당 학생의 사고처리와 장례절차 등을 지원했다"면서 "앞으로도 유학생들이 성공적인 한국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업, 복지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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