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n차 감염'

입력 2020.07.14. 18:42 수정 2020.07.14. 18:42 댓글 0개
김대우의 약수터 무등일보 취재1본부

'n차 감염'은 전파 단계를 표현하는 용어다. 감염단계에 따라 2차→3차→4차 감염 등으로 지칭되는데 여기서 'n차'는 여러가지를 뜻하는 복수의 개념이다. 즉 'n차 감염'은 확진자가 주변사람을, 그 주변사람이 또 다른 주변사람을 순차적으로 감염시키는 것을 통칭한다. 'n차 감염'의 n은 사실 미지수를 뜻하는 수학용어다. 방정식에서 자주 등장한다. n이 1이 되면 1차 감염이고 2가 되면 2차 감염이 되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n차 감염'은 n이 10, 20, 30 등으로 기하급수적 늘어날 수 있는 심각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n차 감염'이 광주에서 확산하고 있다. 금양오피스텔에서 시작된 'n차 감염'이 사찰과 교회, 고시학원, 사우나를 거쳐 생활체육시설인 배드민턴 동호회로까지 전파됐다. 특정 시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다보니 어느 집단시설에서 또 터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코로나 청정지역'을 자랑했던 광주가 최근 2주 사이 국내 지역감염 확진자가 가장 많은 '코로나 위험지역'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전문가들은 현 광주의 상황이 '신천지발 대구'와 비견될 정도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광주시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강력한 방역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방역당국의 역량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가을 대유행'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급기야 이용섭 시장까지 나서 "방역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다. 시민 각자가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확진자들은 역학조사에 성실하게 임해 추가 확산을 막는 골든타임 확보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시장의 호소처럼 지금 최고의 코로나19 백신은 시민들의 경각심과 위기의식이다. 최대의 적은 방심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가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불필요한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광주 공동체가 지금의 코로나 위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다. 개인의 안일함과 방심이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대우 정치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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