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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대 광주도시철도 차량 선정 의미와 과제

입력 2017.09.13. 17:18 수정 2018.06.22. 14:29 댓글 0개
'고무 vs 철제' 묵은 논란 종식, 경쟁 입찰로 예산 절감
시비 확보, 승차감, 곡선반경, 안전, 특혜 시비 등 과제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300억원대 광주도시철도 2호선 차량시스템 우선협상대상자로 ㈜우진산전이 우여곡절 끝에 최종 낙찰됐다.

도시철도 2호선 기본계획이 건설교통부 최초 승인을 받은지 15년, 현재의 계획대로 확대순환선으로 변경 고시된지 3년9개월 만이다. 또 착공의 첫 단추인 기본설계가 완료된 지 꼬박 1년, 논란 끝에 차량을 조달 구매키로 확정한 지 4개월여 만이다.

대규모 토목공사와 함께 도시철도의 요체라 할 수 있는 차량형식이 결정되면서 광주 도심을 지하로 연결할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1순위 업체인 우진산전은 앞으로 보름 동안 광주시와 세부 협상을 벌이게 되며, 이변이 없는 한 이달 말께 본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후 발주처 요구에 맞춰 2019년 6월까지 차량제작 설계을 마친 뒤 2024년까지 3단계에 거쳐 차량을 납품하게 된다.

차량과 신호 분리발주 방침에 따라 차량과 검수시설을 뺀 신호 등의 분야도 조만간 발주할 예정이고, 토목과 궤도 분야 공사 실시설계는 이미 착수한 상태다.

차량바퀴 형식을 둘러싼 논란에도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 고무는 진동과 소음이 적은 반면 승차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경쟁 모델인 철제는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반면 초기비용이 많은 점이 단점으로 통상 알려져 왔고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았었다.

철제로 낙찰될 경우 설계 변경과 사업비 증액 등이 우려됐으나, 이 역시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낙찰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져 공개경쟁에 따른 예산 절감 효과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진 않다. 당장 2조원대 총사업비 가운데 시가 부담해야 할 7000억원을 시비로 메꿔야 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만만찮은 재정적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

고무 방식의 단점인 승차감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숙제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승차감은 차량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노면의 문제여서 특수콘크리트로 노면을 만들면 크게 문제될 게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호선의 곡선 반경이 작고, 심도가 낮아 노면 경사가 급한 것이 있는 데다 승객 편의를 위해 운행간격(4분 단위)이 짧은 만큼 정위치 정차, 등판 능력, 곡선 반경, 소음·진동 해소 방안도 꼼꼼히 짚어봐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차량과 검수, 신호(차상+지상)와 관제를 각각 하나로 묶고 신호 설비공사는 별도 추진하는, 즉 분리발주 또는 부분 통합발주 방식이어서 열차 운행 과정에서 외부적 영향으로 데이터가 손실되거나 인터페이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안전성과 책임을 어떻게 담보할 지도 과제다.

아울러 '발주처가 특정 업체에 편향돼 있는 것 아니냐'는 탈락업체 등 일각의 의문제기와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를 이유로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일부 시민단체와 지방의원들의 입장을 어떻게 조화롭게 흡수할지도 남은 숙제가 되고 있다.

한 시의원은 "도시철도 2호선이 '제2의 서방 지하상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 관계자는 13일 "안전성, 경제성, 투명한 절차, 노선 원안 유지, 임기내 착공이라는 5대 원칙은 끝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이번 조달구매로 예산 낭비나 특혜 의혹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철도 2호선 차량시스템 사업비는 총 1345억원으로, 차량구입비 1235억원, 검수시설 110억원 등이다.

구입 차량은 총 36편으로, 1편당 2량이 운행된다. 1편당 수송인원은 입석을 포함해 154명.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 구간 41.9㎞의 순환선으로, 4분 단위로 1편씩 운행된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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