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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83명, "코로나19 대응 위해 부자 과세 확대하라"

입력 2020.07.14. 13:00 댓글 0개
"최일선에서 환자 돌보지 못하지만, 필요한 자금 조달에 역할"
디즈니 상속녀, 영국 감독 리처드 커티스 등
[인버카길=AP/뉴시스]뉴질랜드 거대 광산업체 리오 틴토는 9일(현지시간) 남부 뉴질랜드의 알루미늄 제련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련소가 폐쇄되면 1000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6월 4일 뉴질랜드 인버카길 인근의 알루미늄 제련소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 2020.07.09.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세계 최고 부호 83명으로 구성된 한 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의 경제 회복을 위한 비용 조달을 돕기 위해 자신들과 다른 부유층 인사들에 대한 세금을 영구적으로 인상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벤 & 제리' 아이스크림 공동 창업자인 제리 그린필드와 디즈니 상속녀인 애비게일 디즈니를 포함한 이들 슈퍼리치들은 "정부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 대한 세금을 실질적으로 그리고 영구히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우리 같은 백만장자들이 치유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우리는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을 돌보거나 환자들의 이송을 위해 구급차를 운전하고 집집마다 음식을 배달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세계가 이 위기에서 회복하기 위해 지금은 물론 앞으로 몇년 동안 절실히 필요로 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수십년간 지속될 것"이며 "5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추가로 빈곤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한에 서명한 사람들에는 4억7500만 달러(약 5731억원)의 재산을 가진 뉴질랜드 제2의 부호 스티븐 틴달, 영국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 리처드 커티스, 실리콘밸리 기술회사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아일랜드 벤처 투자가 존 오패럴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서한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문제들은 자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정부 지도자들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공정하게 지출하도록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세계적 전투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대부분의 필수 노동자들은 그들이 짊어진 부담에 비해 매우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서한은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공개됐다. 서한은 정치인들에게 "세계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고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과 국제 세금 투명성 강화가 장기적인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와 세계적인 폐쇄 사태의 경제적 영향에도 불구, 슈퍼리치들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세계 최고 갑부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올해 재산이 750억 달러(90조5175억원)나 늘어 1890억 달러(228조1041억원)에 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재산이 3000만 달러(약 362억원)가 넘는 '슈퍼리치'는 50만명이 넘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슈퍼리치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 왔다. 비평가들은 베이조스가 1억 달러를 기부했지만 이는 그의 재산의 0.1%에도 못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애국 백만장자들'(Patriotic Millionaires), 옥스팜, '휴먼 액트'(Human Act), 조세정의 영국, 로마클럽, 자원 정의(Resource Justice), '브리징 벤처스'(Bridging Ventures) 등의 주관으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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