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화학물질 누출시 먼거리서 중화제 쏴 오염물질 제거한다

입력 2020.07.14. 12:01 댓글 0개
화학연구원, 과립형 중화제 개발…발생열도 낮아 소방대원 안전도↑
화학물질의 산·염기 확인 가능한 지시약 중화제도 개발
JNK히터㈜에 중화제 제조기술 이전 및 제품화 추진
[대전=뉴시스]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물질 누출사고시 먼거리서 발사해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중화제를 개발했다. 윗줄 맨 왼쪽부터 기존 분말 중화제와 새로 개발된 과립형(알갱이) 중화제. 아랫줄 맨 왼쪽부터 점토 시드와 지시약 코팅 중화제.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정부출연연구원이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안에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화제를 개발해 상용화에 들어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유해오염물질 제거용 중화제 제조기술'을 개발해 JNK히터㈜에 기술을 이전하고 제품화를 위해 협력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화학연이 개발한 중화제는 과립형(알갱이 형태)으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살포기로 물대포를 쏘듯 분사하는 방식이다. 중화제는 화학사고로 누출된 산성이나 염기성 화학물질을 중화(pH7)해 제거하는 약제다.

이번 기술은 기존 분말 중화제와 비교해 먼 거리에서 살포할 수 있고 중화열이 60℃ 이하로 낮아 사고처리에 나서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실제 실험에서 과립형 중화제는 15m 떨어진 곳에서 25㎡ 넓이의 표적에 80% 적중률을 보였다. 반면 기존 분말 소석회 중화제는 적중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산성 유해화학물질(95% 황산)이 누출된 조건에서 과립형 중화제를 투입하자 1시간 후 95% 중화됐고 중화열도 60℃에 불과했다. 하지만 분말 소석회 중화제의 중화열은 최대 180℃로 높아 그동안 사고지점 가까이 접근하는 게 어려웠다.

화학연은 중화제의 발열량이 낮으며 중화반응에서 발생하는 발열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고, 중화제에 쓰인 점토가 중화반응 속도를 지연시켜 열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중화열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중화제는 산성 및 염기성 화학물질용으로 나눠 제작됐다.

[대전=뉴시스] 화학연구원은 화학물질의 산성 및 염기성 여부를 알 수 없을 때 쓰는 지시약 중화제도 이번 연구서 함께 개발했다. 화학물질에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이고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윗줄 왼쪽부터 지시약 중화제와 염산·질산·황산·증류수·암모니아수와 반응한 결과고 아랫줄은 지시약 코팅 점토와 반응한 결과다.)

산성(염산·질산·황산·불산)일 경우 탄산수소나트륨, 염기성(암모니아)일 경우 황산알루미늄수화물을 각각 사용했다.

중화제 제작과정에서 연구원은 여러 후보물질과 산·염기성 물질의 중화반응으로 발생하는 중화열을 측정한 뒤 이를 연세대 한병찬 교수팀과 공동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값과 비교해 최적의 중화제를 도출했다.

특히 염기성 화학물질용 중화제(황산알루미늄수화물)는 이번에 처음으로 개발된 것으로 기존에는 염기성 화학물질 암모니아 누출사고의 경우 물로 희석했지만 이제는 중화제로 제거가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중화제 가장 바깥층에 지시약을 코팅해 화학물질의 산·염기 여부를 모를 때 쓸 수 있도록 지시약 중화제도 개발했다.

화학물질에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티몰블루의 경우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

제이엔케이히터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학술지 'Chemosphere(케모스피어)'에 지난 5월 게재됐다. 논문영:Thermochemical study for remediation of highly concentrated acid spill: Computational modeling and experimental validation.

화학연 화학안전연구센터 유병환 박사는 "누출된 화학물질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알 수 없을 때 지시약 기능이 있는 알갱이를 살포해 바로 산·염기 여부를 확인하고 초동대응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화학연 이미혜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유해물질 대응 방제제가 대국민 안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고수습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사고피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