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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사가 뛴다]셀트리온 "코로나 항체 치료제 개발 끝장 보겠다"

입력 2020.07.14. 11:30 댓글 0개
시험관·생체서 중화능 검증…부작용·편의성 다 잡은 신약 기대
"코로나19 변이에 큰 억제 효과 전망"
이달 임상 1상 개시…임상 물질 생산 완료
램시마, 영국 임상 결과 따라 글로벌 임상 확대 가능
[서울=뉴시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전무)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지난 2002년 창립한 셀트리온이 일생일대의 도전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팬더믹을 종식시키기 위한 항체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셀트리온은 이달 임상 1상에 진입 해 내년 상반기 중 치료제를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은 두 가지 점에서 각별하다. 전 인류를 코로나 위험에서 구할 수 있다는 공익적 가치는 이 회사를 개발에 몰두하게 만든다. 또 하나는 명백한 신약 개발 기업으로 거듭날 전환 포인트가 된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창립 후 18년 간 항체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서 이름을 알려왔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항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트룩시마’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출시돼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치료제까지 상용화된다면 ‘항체’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연구 개발 역량이 공고해진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전무)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항체 신약 개발에는 통상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긴급한 상황을 단축하기 위해 전 연구 인력이 전력을 다한다”며 “치료제 개발에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이라, 피로감보다는 자신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시험관·생체서 중화능 검증…부작용·편의성 다 잡은 신약 기대

셀트리온 은 전 세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업체 중에서도 앞서 있다. 기존의 독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항체개발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초기 개발 기간을 단축시켰다.

항체는 몸에서 외부 물질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면역 작용이다. 셀트리온의 항체는 이러한 인체 면역이 활성화되기 전에 주입해 방어기작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권 본부장은 “항체는 타깃하는 단백질에 매우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체내 단백질을 겨냥하는 많은 여타 항체 제제들도 부작용 문제가 경미한 수준”이라며 “코로나 치료용 항체는 외래 물질인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므로 여타 항바이러스제와 비교해 부작용 면에서 매우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료 옵션으로서 독립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1회 투여에 따른 복약 편의성도 기대된다. 그는 “최초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5회 이상 정맥 투여하는 반면 항체 치료제는 1회 정맥 투여하므로 환자 편의성 및 의료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페럿(족제비의 일종), 햄스터, 원숭이, 마우스에서의 동물 효력 및 독성 시험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햄스터의 경우 국방과학연구소, 마우스는 질병관리본부, 원숭이는 생명공학연구원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낸다.

권 본부장은 “다양한 동물모델에서의 동물효력 입증을 통해 실제 인체 임상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과를 확보하고 특히 임상 효력을 입증하기 위한 도즈(용량) 설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럿, 햄스터 동물 효력실험은 5~6월에 진행됐고 원숭이는 6월에 시작해 7월 내 완료할 예정이다. 마우스 효력 및 원숭이 독성 시험은 6~7월 진행 중”이라며 “7월 인체 임상시험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페렛, 햄스터 효능시험에서 바이러스 역가가 100분의1 이상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그는 “항체의 중화능 작용기전이 시험관 중화능 시험에 이어 생체에서 검증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변이에 큰 억제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전무)

특히 셀트리온의 중화항체는 코로나19 치료를 어렵게 하는 바이러스 변이에도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종전보다 6배 빠른 전파속도를 지닌 코로나19 D614G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D614G는 최근 이태원 집단감염 등에서 나타난 변이 바이러스다. 614번 아미노산이 아스스파르트산(D)에서 글리신(G)으로 변경됐음을 의미한다. D614G는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GH형을 비롯해 G형, GR형 등 G그룹에 모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다.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는 질병관리본부 중화능 평가시험에서 D614G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기존보다 10배 높은 중화능이 확인됐다.

그는 “G614 변이주에 대해, 변이 전 D614 바이러스 대비 10배가량의 강한 중화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변이에도 큰 억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달 임상 1상 개시…임상 물질 생산 완료

셀트리온은 7월 임상 진입을 목표로 식약처에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해 심사받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넥스트라이즈 2020’ 행사에서 이달 16일 임상 승인을 공언하기도 했다.

진입을 위한 임상 물질 생산도 완료된 상황이다.

권 본부장은 “7월 중 임상 1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가 완료됐다”며 “추후 2상, 3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물질 대량 생산도 진행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허가 일정에 맞춰 글로벌 물량 공급을 위한 재고 확보에 여러 옵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램시마, 영국 임상 결과 따라 글로벌 임상 확대 판단

약물재창출을 통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에 걸린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셀트리온의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투여한 후 크게 호전되며, 관련 논문이 소화기계 의학 저널에 실리기도 했다. 환자는 일주일 만에 최종 ‘음성’으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소속의 마크 펠드만 박사와 TNF-α 억제제인 램시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권 본부장은 “해당 임상은 영국 옥스포드, 버밍엄 대학교 등 연구기관 주관으로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현지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 “펠드만 박사는 TNF-α 억제제가 코로나19 환자의 폐에 발생한 염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이번 임상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임상 결과에 따라 램시마의 글로벌 임상 확대도 가능해진다. 그는 “램시마 중증도 환자 임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임상을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 연구진은 최종 치료 항체가 갖는 백신 유사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백신의 목적 역시 체내 항체 생성이므로 현재 개발 중인 치료용 항체를 투여하면 백신과 유사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독감치료 항체로 개발한 CT-P27은 항체를 생쥐에 투여한 후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2주 동안 예방 효과가 있었다”며 “사람의 항체 반감기가 동물보다 최대 3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6주 동안의 예방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 중화항체도 CT-P27와 유사한 백신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 해당 연구를 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연구개발에 착수한 메르스 치료제(CT-P38)는 최근 국책과제에 선정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 첫 메르스 환자가 유입돼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질병이 유행하자 신속히 CT-P38 연구에 착수해 치료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권 본부장은 “상업적 가치보다는 바이러스 퇴치라는 범세계적 공익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인체에 부작용이 덜하고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항체 치료제를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해 팬더믹 종식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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