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광주수영대회 1년]유산사업 잇단 제동···코로나 악재까지

입력 2020.07.13. 10:13 댓글 0개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예산 심의 2차례 보류
1주년 기념식 취소·기념 수영대회 개최 불투명
조직위 내달 1일 공식 해산·집행잔액 22억 반납
【광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입장하며 관객들을 향해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9.07.12. photo1006@newsis.com

[광주=뉴시스] 맹대환 기자 = 수영의 변방이었던 광주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리에 개최한 지 1주년을 맞았으나 레거시(유산)사업이 당초 계획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1주년 기념식은 취소됐으며 레거시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던 제1회 광주수영선수권대회도 연기나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예산심의서 잇단 제동

한국수영진흥센터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역사를 기록하고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선순환하는 수영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념사업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심사 단계에서 연이어 제동이 걸리면서 시설 규모와 예산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세계수영대회 주경기장이었던 남부대를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부지로 확정했다.

국제규격의 50m 경영풀, 국제스포츠대회 기념관,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1만2000㎡, 3층 규모로 건립하며 2021년 착공을 거쳐 2023년 준공 및 운영을 목표로 했다.예산 규모는 국비 125억원, 시비 291억원, 기금 30억원 등 446억원이다.

정부는 기존 국제규격의 남부대 수영장과 한국수영진흥센터가 중복투자라며 광주시의 건립 규모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시설규모를 20% 가량 축소해 재신청했으나 6월에도 보류 판정을 받아 오는 10월 말로 심의가 연기됐다.

광주시는 전국 단위 전지훈련을 위해서는 50m 경영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지만 행안부 지침에 따라 25m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복투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건립 장소를 아예 변경할 수도 있으나 공모를 통해 선정했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렵다.

남부대 수영장과 한국수영진흥센터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부지를 선정한 것이 오히려 중복투자라는 프레임에 갖혀 발목이 잡힌 셈이다.

정부 예산심의가 잇따라 보류되면서 2021년 착공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광주=뉴시스】 한국수영진흥센터 조감도. (사진=광주시 제공) photo@newsis.com

◇기념식 취소 광주수영선수권대회 개최 불투명

광주시는 오는 14일 오후 광주 라마다호텔에서 광주세계수영대회 1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취소했다.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세계수영대회 주역인 선수,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즈 등 40여 명만 초청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무산됐다.

광주시는 세계수영대회 유치 역량을 결집하고 수영 인프라 확대를 위해 광주수영선수권대회도 창설했다.

대한수영연맹과 협의해 제1회 광주수영선수권대회는 11월11~16일, 광주마스터즈수영대회는 7월18~19일 치를 예정이었으나 세계수영대회 1주년의 의미를 담기 위해 7월에 두 대회를 치르기로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8월28일~9월2일, 9월26~27일로 각각 연기했으며, 광주지역 감염 확산세가 꺽이지 않고 있어 대회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광주는 물론 전국에 걸쳐 산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가을에는 감염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 취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세계수영대회 조직위 해산 절차 돌입

지난 2016년 9월 17개 팀 정원 100명으로 출범했다가 대회기간 200명으로 규모가 커진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가 8월1일 공식 해산한다.

조직위는 이달 31일까지 위원 46명으로부터 해산 의결을 받아 법원에 법인청산 등기와 해산 등기를 제출한다. 통상 채권공고 등 법인 청산 절차가 4~5개월 가량 소요돼 올해 말께 마무리 될 전망이다.

총 사업비 2400억원 중 집행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9억원이며, 올해 조직위 운영비와 국고보조금 잔액 반납 25억원, 시출연금 82억원 반납 등을 제하고 총 22억원 가량 남아있다.집행잔액은 체육진흥기금으로 사용한다.

지난해 7월12~28일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191개국에서 7456명, 8월5~18일 마스터즈대회에는 84개국에서 5365명이 참가했다.

145개 국가에서 211개 채널을 통해 방송됐고 전 세계 10억9000만명이 시청했다. 북한 불참과 국내 스타선수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도 최종 관람객 수는 33만명으로 집계됐다.

저비용·고효율을 기조로 기업후원, 입장권 판매수익, 마스터즈대회 참가 등록비 등 자체수입이 예산보다 많은 흑자대회를 기록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광주세계수영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광주시민들의 역량이 결집됐기 때문이다"며 "유산 사업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정부, 수영연맹 등과 협의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dhnews@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