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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제휴카드' 보다 'PLCC' 선택...이유는

입력 2020.07.12. 06:00 댓글 0개
현대카드, 대한항공·스벅·배민과 파트너십 체결
1분기 당기순이익 전년과 비교해 7.3% 증가해
"카드사가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출시 잇따라"
"팬덤 현상이 PLCC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서울=뉴시스] '배달의민족 x 현대카드'(왼쪽부터), '롯데오너스 롯데카드'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 (사진=현대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신효령 기자 =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넣기 위한 방안으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7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배달 앱 최초의 PLCC 상품으로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PLCC는 특정 기업의 브랜드를 신용카드에 넣고 해당 기업에 집중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카드다. 제휴카드와 달리 카드사와 기업이 비용과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국내 PLCC 시장에서는 현대카드가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에만 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과 PLCC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 출시한 현대카드의 '대한항공카드'는 모든 혜택을 대한항공이 주도적으로 설계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혜택을 필두로 국제선 항공 할인권과 기내면세점 할인권을 지급하고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과 주말 무료주차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국가 간 봉쇄 조치가 강화되면서 대한항공카드의 입지는 좁아진 상태다.

현대카드는 올해 하반기에 국내 대형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와 함께 PLCC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스타벅스가 국내 진출 이후 카드사와 제휴해 전용카드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가 고객 혜택과 서비스 등을 직접 주도하고 현대카드가 카드 운영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이마트 PLCC인 '이마트e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와 '스마일카드', 코스트코와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등을 출시하며 시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실제 현대카드의 PLCC 전략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 수익 감소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성과는 코스트코, 이베이코리아 등과 협업해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한 결과 신규회원이 전년 동기 대비 77만명(10%) 증가했으며 이러한 효과가 매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우리카드·신한카드·하나카드·롯데카드 등도 PLCC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대표(오른쪽)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왼쪽)이 6월 15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종로R점에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카드사들의 잇따른 PLCC 카드 출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소비시장 위축 등 업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카드업계가 위기에 빠져있기 때문에 PLCC 카드 출시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회사들과 PLCC 제휴를 맺고, 배타적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신용카드 시장은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업계 전반적으로 출구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에 대한 팬덤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팬덤이 연예인이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브랜드에도 있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스타벅스"라며 "스타벅스에서 굿즈나 여름상품 등이 나오면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 서서 사는 현상까지 생겼다.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팬덤 현상을 고려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과 카드사가 PLCC 제휴를 맺으면 서로 윈윈하게 된다"며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심리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마케팅이나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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