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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세대교체 바람...이제는 '2030' 대세
입력 2020.07.11. 06:00 댓글 4개"월급으로 한계...주식이 돈 벌 기회"
전문가들 "빚투 지양하고 공부해야"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직장인 L(29)모씨는 최근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지인 추천을 받아 코스피 한 종목을 샀다. "2%도 되지 않는 은행 예금 금리를 보고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는 L씨는 "월급으로는 한계가 있다. 소액 투자라도 시작해 조금이라도 돈을 벌고 싶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가운데, 청년층 유입이 눈에 띄고 있다. 한방을 노리며 주식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청년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단 조언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활동계좌수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935만개로, 이 중 20~30대의 투자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의 연령대별 현황에서 20대 이하가 2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과거 2년 평균(22.9%) 대비 3%포인트 넘게 확대됐다. 30대가 26%, 50대 이상이 24.3%, 40대가 23.1%로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언택트 열풍으로 비대면 고객이 늘어났는데 20대 젊은 투자자들의 유입이 두드려졌다"고 밝혔다.
올 들어 코로나19 변동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급격하게 늘며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떠올랐다.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우량주를 사기 좋은 때라는 인식이 형성됐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특히 '젊은 개미' 유입이 주목되고 있다.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 기준)에서도 30대 투자자가 29% 비중을 차지해 2017년 넷마블 청약 당시(14%)와 비교해 대폭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수저계급론'이 고착화돼버린 청년층에게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진 주식 시장이 더욱 기회로 인식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층은 취업난과 함께 '개천에서 용난다'는 시대가 가버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한방을 노리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현재 집값이 아무리 뛰어도 본인들은 사지 못하는 세대"라며 "어떻게든 작은 이윤이라도 남기기 위해 주식에 넣고 희망에 기대는 젊은 세대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려 충분한 이해 없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거나 무리하게 '빚투(빚내서 투자)'를 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곽 교수는 "사람들이 많이 뛰어들수록 '나도 그 대열에 서야지'하며 나중에 후회할까 싶은 투기 심리가 생긴다. 그러다보면 빚투까지 하게 되고 위험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지나치게 따라가기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익을 낸 일부 주변 사례들에 조급함이 생기면서 무리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지난 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12조9820억원으로 반년 만에 36%(3조4497억원)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최근 주변에 주식 투자에 입문하는 지인들이 늘었다는 직장인 L(30)모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락장에 돈을 넣었다가 일확천금까지는 아니더라도 돈을 번 사람들이 보이면서 더 많이 투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돈을 빌려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라면서도 "상장폐지 등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충분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주식은 잃을 확률이 더욱 높다"며 "차트와 뉴스를 보거나 재무제표, 산업을 공부한다든지 흐름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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