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화순 사평 할매들, 카메라 들었다

입력 2017.09.13. 14:31 수정 2017.09.13. 14:36 댓글 0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교육받아 농촌뉴스 제작 ‘화제’
“우리 마을 쌀도 참 좋은디, 나락 베는 것도 찍어야겄소~”

광장에 널린 빨간 고추,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 들녘이 한 눈에 들어오는 화순군 사평마을에 생소하고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카메라를 목에 하나씩 건 12명의 할머니들이 셔터를 누르며 분주히 오고가며 왁자지껄 하는 현장은 시청자미디어재단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지난달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는 ‘사평 할매들의 농촌 뉴스 만들기’ 미디어교육 시간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해 80살이 넘은 지금에서야 겨우 배운 한글로 또박 또박 써내려가는 뉴스 원고에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할머니들의 이런 저런 삶의 모습과 마을의 소식들이 가득하다.

할머니들이 직접 아나운서가 되고 기자가 되어 만들게 될 사평 농촌뉴스에는 사평역과 누런 나락이 익어가는 사평의 들녘, 빨갛게 매달린 고추와 마을 곳곳에 핀 들꽃, 평온한 사평 마을 풍경과 축구대회에서 2등 트로피를 받은 것 까지 차곡차곡 담아낼 작정이다. 여기에 농민들이 몸으로 느끼며 만든 재미있는 일기예보도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오늘의 날씨입니다. 에헤. 애들아. 몸이 욱씬욱씬하다. 비올라나보다. 우산 갖고 가그라.”

“이 아줌씨는 요리가 기똥찬디 담엔 것도 찍소.”

화려한 볼거리와 국내 최고의 자랑거리나 각종 특산물 대신 이제는 힘없고 늙어버린 손마디와 주름진 얼굴, 그리고 오직 자식 생각이 전부인 부모님 마음이 담길 “사평 할매들의 농촌 뉴스”. 일평생 사평마을을 지키고 일궈온 자랑스러움과 자식들을 향한 그리움만큼은 세상 어디 내 놓아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자랑거리일 것이다.

고광연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장 직무대행은 “화순군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군민 미디어교육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일상생활과 접목해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의 미디어변화가 기술이 압도하는 미디어생태계로 전환되면서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군민들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화순군과 협력해 다양한 미디어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화순=최명선기자 chlaud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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