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광주산 애니메이션과 핑크빛 기대

입력 2020.07.07. 09:46 수정 2020.07.09. 18:52 댓글 0개
김혜진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기자는 만 29개월 된 세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미디어노출을 극도로 미루다 두 돌 무렵부터 지치지 않는 에너지에 결국 승복해 TV주도권을 아들에 빼앗겼다. 일명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로 애니메이션에 발을 들인 아이는 점차 시야를 넓혀 최근에는 '로보카 폴리' '출동! 슈퍼윙스' '타요' 등을 요구한다.

요즘 아이들의 '최애' 애니메이션이기도 한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모두 '한국산'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기자만 하더라도 일본산 혹은 미국산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이기에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은 일본이나 미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기자가,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전부가 한국에서 제작된 것임을 발견했을 땐 놀랍고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출동! 슈퍼윙스'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2018년 광주지사를 설립하고 올해 초엔 현지 법인을 설립한 개발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다음 시즌인 시즌 5는 광주에서 제작이 이뤄질 예정이다.

EBS와 KBS에서 방영된 '브레드 이발소' '쥬라기캅스'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 또한 어린이들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들 또한 '광주산' 애니메이션이다. 기자가 '광주산' 애니메이션에 자꾸 놀라고 자랑스러워 하는 이유는 바로 애니메이션이라는 산업의 중요성에서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기초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감콘텐츠, 영화 특수효과, 게임,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의 기초 인력을 키우고 기술을 축적케 하는 동력이다. 다른 콘텐츠 산업의 발전으로도 연결된다.

최근에는 광주에 적을 두고 있는 개발사의 감독들이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제작비 등을 유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지역 인력들의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고 지역 인재 채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쯤에서 이같은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갑자기 왜, 광주산 애니메이션이 잘 나가는가. 그 바탕에는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적절한 양성 프로그램, 지원 사업, 피드백, 우수 개발사 유치 등이 자리한다. 올해 또한 광주에 적을 둔 개발사 세 곳의 TV시리즈와 극장판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지원 아래 수도권 다음으로 애니메이션 산업 인구가 많다는 광주가, 애니메이션에 특화한 선도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전문인력은 물론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싶은 이들까지 '애니메이션을 하려면 광주로 가야 한다'고 여긴다면, 멀리 내다봤을 때 인구유입과 경제효과까지 누릴 수 있지 않을까.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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