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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0.11%' 서울 아파트값 급발진···규제 오작동

입력 2020.07.09. 14:00 댓글 0개
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시장 동향 발표
수도권 상승 소폭 둔화, 서울은 '상승발작'
규제 막힌 저금리 유동성, 서울로 전격 회귀
강남·송파구 등 규제 표적 지역 반작용 커져
이 와중에 전셋값도 고공행진…추가규제 '촉각'
[그래픽=뉴시스]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오작동을 일으키며 서울 아파트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규제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으나, 서울은 상승률이 두 배 가깝게 뛰는 등 상승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신규 규제지역은 매수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이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30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유동성이 다시 서울 주택시장으로 회귀하고 있다. 특히 송파구, 강남구 등 정부 규제에 최근 몇 주 새 억눌렸던 지역은 추가 규제 예고에 시행 전 막차 매수가 나타나며 급발진 중이다.

이 와중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의 시행을 앞두고 54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조만간 6·17대책이 본격화되고, 추가 대책까지 나올 예정이지만 시장 전망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다.

9일 한국감정원의 '2020년 7월 1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11% 상승하며 지난주(0.06%) 대비 오름 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둘째 주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중저가 시장까지 옭아매는 사상 초유의 부동산 규제 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저금리와 대체투자처 부재 등에 따른 유동성 유입 확대가 규제 효과를 물리치고 상승을 지속 중이다.

특히 정부가 규제의 표적으로 삼은 지역일수록 반작용이 커지고 있다.

각각 잠실동, 삼성·청담·대치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0.07→0.18%)와 강남구(0.03→0.12%) 금주 상승률이 큰 폭으로 튀어 올랐다. 이들 지역은 지난주 매수세가 잠시 주춤했다가 금주 들어 허가구역에 속하지 않은 신천·문정·방이동과 역삼·도곡·개포동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서초구(0.06→0.10%), 강동구(0.08→0.10%) 등도 덩달아 오름세다.

강남 주택 매물 부족에 이주가 막히자 강북 지역 부촌인 마포구(0.07→0.14%), 용산구(0.05→0.10%), 성동구(0.05→0.07%)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그동안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노원구(0.08→0.13%), 도봉구(0.08→0.14%), 강북구(0.10→0.13%) 등도 재차 집값 상승세다. 금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0.10%), 구로구(0.09%)를 제외한 23곳이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0.24% 유지) 아파트값도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3기 신도시나 택지개발, 교통대책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하남시(0.65%), 고양시(0.43%), 구리시(0.33%), 남양주(0.31%), 과천시(0.20%) 등에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비규제지역인 김포시(0.58%)와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광명시(0.36%) 등도 상승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매수 관망세가 커지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다.

광주(0.36%), 평택(0.24%), 화성(0.23%), 오산(0.22%) 등은 6·17 대책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0.07→0.05%)도 규제 이후 매수세가 줄며 상승 폭이 축소되고 있다. 대전(0.09%), 충북(0.01%) 등 신규 규제지역도 규제 지정 전보다 상승률이 크게 줄었다.

다만 아직은 국지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쳐 사실상 정부가 6·17 대책을 통해 기대했던 효과와 현실의 괴리감이 큰 상황이다.

[그래픽=뉴시스]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더구나 대전과 충남 인근의 세종시가 6·17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0.98→1.55→1.48→2.06%) 오름폭이 커지고, 충남(0.06→0.21→0.23→0.20%)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는 등 지방에서도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을 되찾는 데 6주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이번 6·17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이 규제 강공을 이어가고 있어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조만간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막힐 전망이다.

지난 1일부터 6·17대책에 담긴 ▲주택담보대출 시 6개월 내 전입의무 ▲매매·임대사업자 담보대출 전면금지 등이 시행에 들어갔고, 오는 10일부터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로 구입하는 경우 전세보증금을 회수한다.

여기에 이르면 오는 10일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회수 등 추가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서울 주택 매입에 따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매수세를 자극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금주 0.10% 올라, 54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강동구(0.22%), 마포구(0.19%), 송파구(0.16%), 강남구(0.16%) 등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임대차 3법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시행되기 전까지는 전세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임대차 3법 소급 적용 논란과 집주인들의 반발 등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해 오히려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라 지난주(0.13%) 대비 오름 폭이 커졌다.

시도별로는 세종(2.06%), 경기(0.24%), 충남(0.20%), 경남(0.15%), 울산(0.14%), 서울(0.11%), 부산(0.11%), 대전(0.09%), 강원(0.09%) 등은 상승, 제주(-0.10%)는 하락했다.

전셋값은 0.13% 올라, 상승률이 지난주(0.12%) 대비 소폭 확대됐다.

세종(1.31%), 울산(0.27%), 경기(0.24%), 대전(0.19%), 충남(0.12%), 서울(0.10%), 충북(0.10%), 경남(0.09%), 강원(0.08%) 등은 상승, 제주(-0.07%)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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