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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항 "형과 뛰는 것은 아직도 설레는 일"
입력 2017.09.13. 13:31 수정 2017.09.13. 14:55 댓글 0개【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피는 못 속인다', '형 만한 아우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형제가 있다. SK 와이번스 최정(30)과 최항(23)이다.
최정이 10년 넘게 SK 간판 타자로 활약 중인 가운데 2012년 SK 입단한 최항이 입단 5년 만인 올해 6월 25일 1군에 데뷔하면서 '최씨 형제'는 나란히 1군 무대에서 활약하게 됐다.
형제가 한 팀에서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구천서-구재서(OB 베어스) 쌍둥이, 양승관-양후승(청보 핀토스), 지화동-지화선(빙그레 이글스) 형제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최정-최항 형제가 지난 6월 25일 문학 kt전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한 것은 1993년 지동선, 지화선 형제 이후 약 24년 만의 일이었다.
게다가 최정, 최항 형제는 나란히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거포 3루수로 꼽히는 최정은 타율 0.318(396타수 126안타) 43홈런 105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내내 홈런 선두를 질주한 최정은 올 시즌 홈런왕이 유력하다.
최항은 형 못지 않은 타격 재능을 자랑 중이다. 30기에 출전해 타율 0.379(87타수 33안타) 1홈런 13타점 1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 형에 그 동생'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다.
6월 25일 1군 데뷔전을 치른 최항은 2주 만인 7월 8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한 달 여 만인 지난 8월 12일 1군에 복귀한 이후 한층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8월 12일 1군 복귀 이후 나선 23경기에서 타율 0.397(73타수 29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활약했다. 8월 중순 이후 최정이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 형의 빈 자리도 훌륭히 메웠다.
이제 형 최정과 함께 경기에 나서는 것이 익숙할 법도 하지만, 최항은 "늘 설레는 일"이라며 웃어보였다.
최항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문득 생각하면 '현실이 됐구나'라는 생각에 설레게 된다"며 "기간이 꽤 지났는데도 설렌다. 계속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형과 비교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만 최항은 "그런 질문을 몇 번 받아봤는데 이해가 잘 가지 않더라"며 "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거냐"고 반문했다.
최항은 "형이 있어서 관심을 받았고, 형 덕분에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받은 것 같다. 고교 때 뛰어나지 않고 준수한 성적이었는데 SK에서 불러주시는 등 형이라는 존재 덕에 조금 더 관심을 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형에게 물어보는 것도 많다. 안 좋은 타격이 나오면 어땠느냐고 묻고, 수비할 때 어떤 생각을 했냐고 묻기도 한다"며 "형이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전했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것도 형을 닮았다.
비록 경기 수가 적어도 3할을 훌쩍 넘는 타율에 2루타 8개 등으로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항은 "저 요즘 잘 못하는데"라며 자신의 모습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항은 "꾸준히 잘 쳐야 하는데 안타를 칠 때에는 너무 몰아치고, 못할 때에는 너무 못한다"며 "꾸준하게 가고 싶은데 잘 안되니 못한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율이 높은 것도 아직 타석 수가 적어서 그런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2군에 다녀온 이후 자신감이 붙었다는 최항은 "6월 말에 1군에서 뛸 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2군에 다녀온 이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타격을 할 수 있게 됐다. 머뭇거리는 것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타격에서는 형 못지 않은 재능을 가졌지만, 수비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최항은 이런 평가를 솔직히 인정하면서 "연습 때 되는 것 같다가도 실전을 하면 어렵다"고 털어놨다.
1·2·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최항은 "어느 포지션이든 비슷하게 어렵다. 1군에 처음 왔을 때에는 타석에 들어갈 때보다 수비할 때 더 떨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예전보다 덜 긴장한다"고 덧붙였다.
야구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최항은 "하루하루 다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다. 내년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뛰는 것이 필요하다.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jinxijun@newsis.com
- 8연패 탈출 이끈 롯데 황성빈의 '폭주'···"어느 누가 나를 봐도···"(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1사 롯데 황성빈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04.18. bluesoda@newsis.com[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폭주 기관차'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LG 트윈스를 제대로 흔들었다.황성빈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타석과 누상에서 쉬지 않고 존재감을 뽐낸 황성빈을 앞세워 롯데는 LG를 9-2로 누르고 8연패를 탈출했다.경기 후 만난 황성빈은 "우리가 항상 점수를 먼저 주고 따라가다가 끝나는 경기를 하더라. 그래서 초반에 더 집중해서 출루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었다.이날 황성빈은 첫 타석부터 거침 없이 내달렸다.1회 1사 후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낸 황성빈은 후속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이어 레이예스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에 망설임 없이 뛰었다. 타구를 잡은 2루수 신민재가 3루 승부를 택했지만 황성빈은 그보다 빨리 3루를 돈 뒤 홈까지 질주했다.예상치 못한 '폭주'를 펼친 황성빈은 홈에서 세이프되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황성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고영민 주루) 코치님의 사인을 보고 뛰었다"며 "솔직히 상대 2루수가 공을 잡았는지도 몰랐다. 그냥 사인을 보고 뛰었다. 고영민 코치님이 만들어준 득점이었다"고 설명했다.2-0으로 앞선 3회 1사 후에도 켈리에게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켈리는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던 황성빈을 잡기 위해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황성빈이 아웃될 타이밍이었지만, 견제구가 빠지면서 오히려 황성빈은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1사 롯데 황성빈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04.18. bluesoda@newsis.com2-2로 맞선 5회 1사 1, 3루에서 투수 땅볼로 잡힌 황성빈은 팀이 3-2로 역전한 7회 무사 2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LG 구원 김유영에게 땅볼 타구를 쳤는데, 유격수 오지환이 발 빠른 황성빈을 의식한 듯 서두르다 포구를 하지 못했다.롯데는 계속해서 찬스를 이었다. 무사 1, 3루에서 빅터 레이예스도 땅볼을 쳤다.이때 타구를 잡은 신민재는 병살을 노린 듯 2루를 밟고 1루로 송구하려 했다. 하지만 2루로 슬라이딩하던 1루 주자 황성빈과 충돌하면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타자 주자와 1루 주자 황성빈이 모두 살아남고, 3루 주자 윤동희는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올렸다.이어진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은 롯데는 7회에만 5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몸을 사리지 않고 의욕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황성빈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황성빈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초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KIA 투수 양현종을 바라보며 2루로 가려는 동작을 여러 차례 취했다. 양현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고, 황성빈이 과도하게 투수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일었다.황성빈은 이날도 상대 선발인 켈리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황성빈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파울 타구를 친 뒤 1루까지 내달렸다 천천히 타석으로 돌아왔다. 이때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던 켈리는 이닝이 종료될 때 황성빈을 향해 격앙된 표정으로 몇 마디 말을 건넸다.이를 시작으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행히 양팀의 충돌은 크게 번지진 않았다.황성빈도 '얄미운' 자신의 이미지를 모르지 않는다. 황성빈은 "어떤 누가 나를 봐도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이미지를 상대팀에서는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1사2루 롯데 황성빈이 레이예스의 안타 때 홈으로 달리던 중 태그를 시도하던 LG포수 박동원과 충돌하고 있다. 결과는 세이프. 2024.04.18. bluesoda@newsis.com적에게 '불편함'을 주는 선수라는 건 그만큼 상대를 잘 괴롭히고 있단 의미가 된다. 황성빈은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 내가 준비한 걸 아예 못할 거 같아서 신경을 안 쓰려고 한다. 팀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게 좋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팀이 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선발 기회를 잡은 황성빈은 '자신의 야구'로 팀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황성빈은 "솔직히 야구를 하면서 백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나. 올해 백업으로 스타트를 하게 됐는데 김주찬, 임훈 타격 코치님이 '언제든 나갈 수 있으니 절대 (희망을) 놓지 말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오늘도 출루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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