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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온라인 수업' 유학생 비자 취소에···100만명 중대기로

입력 2020.07.08. 18:36 댓글 0개
韓 유학생 5만2000명…中·印 다음으로 많아
대학 대면수업 채택해도 언제 상황 바뀔지 몰라
트럼프 정책 강행시 미 경제에도 타격
[케임브리지=AP/뉴시스] 지난해 8월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와이드너 도서관 전경. 2020.07.07.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행정부가 온라인 수업만 받는 외국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기로 하면서 100만명의 외국 학생들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6일 미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 유학생이더라도, 학교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면 해당 학생에게 발급한 비자를 전면 취소할 계획이라며 자발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학생들은 추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학생은 추방당하지 않으려면 대면 수업을 하는 학교로 옮기거나,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학교로 편입하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CNN에 따르면 하버드 등 일부 대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계속해서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대학들은 대면 수업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통제되지 않으면 결국 대면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 중 절반 이상은 아시아 출신이다. 2018~2019년 학기 때 중국에서 온 유학생은 37만명, 인도 유학생은 20만2000명, 한국 유학생은 5만2000명이었다.

중국인 유학생인 톈위 팡(19)은 이번 신학기 스탠퍼드대학에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발표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공부해온 팡은 올해 초 베이징에 갔으며 신 학기에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스탠퍼드대는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학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1년 중 한 학기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팡으로선 한 학기는 중국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적을 뿐 아니라 국제선 여객기를 타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팡은 중국에서 원격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1년에 6만달러(약 7173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뉴욕대에 재학 중인 중국 국적 유학생 첸 나(29)는 현재 석사 과정으로 학업의 절반을 마친 상태다. 뉴욕대는 올 가을 학기에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지난 3월 봄학기 때처럼 온라인 수업만 진행할 가능성은 있다.

첸은 "그런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무력감과 취약함을 동시에 느낀다. 이곳에 합법적으로 머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유학생인 마이트리 파르사나는 버팔로 대학 생물학과에 재학 중이며 최근 3학년 수업을 모두 마쳤다. 그는 인도로 강제 추방을 당한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파르사나는 미국에서 인도를 운항하는 항공편은 없다며 "겁이 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교 문제로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에 유학생들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영리기구 국제교육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해 미국에서 중국, 인도, 한국 유학생들로 인한 경제효과는 250억 달러(약 29조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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