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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촬영 싫다며 손으로 밀쳤다면···"폭행아냐" 무죄

입력 2020.07.08. 06:02 댓글 0개
자신 촬영하자 손잡아 밀쳐 폭행 혐의
법원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 무죄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주차 문제로 다투던 중 상대방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하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손을 잡아 밀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립대 교수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인진섭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립대 교수 A(6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9월 서울 종로구의 집 앞 공터에서 같은 건물에 사는 B씨의 차량이 자신의 차량 앞에 주차된 것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B씨가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하자 이를 제지하고자 손을 잡아 밀쳐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주차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전화했지만 B씨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나왔고, B씨는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말다툼이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말다툼 중 B씨는 휴대전화로 A씨를 촬영했고, A씨가 촬영 중지를 여러 차례 구두 경고했지만 촬영은 계속됐다. A씨가 차량에 타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B씨는 A씨의 얼굴을 계속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가 손으로 휴대전화를 잡고 있는 B씨의 손을 잡아 밀쳤으며, 이 외에 둘 사이에 별다른 신체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 판사는 A씨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고 무죄 판결했다.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 판사는 "A씨는 휴대전화를 들고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는 B씨를 상대로 더 이상 촬영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손을 잡아 밀쳤다"며 "이런 행위는 촬영을 막기 위해 이뤄진 소극적인 행위로 볼 여지가 커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을 제지하기 위한 행위로서 그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또한 인정된다"면서 "나아가 가벼운 신체접촉으로 인해 B씨가 입은 침해이익은 초상권 침해라는 A씨의 보호이익과 견주어 그다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사후적인 조치보다 촬영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판단되므로 긴급성 내지 보충성도 갖췄다"며 "A씨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 측의 '초상권 침해행위 방지를 위해 손을 뻗어 제지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신체를 접촉해 폭행 고의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 판사는 "A씨가 B씨의 손을 잡아 밀쳐낸 이상 폭행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이상 A씨 측의 정당방위 주장도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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