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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 K배터리 동맹 강화···"의미있는 자리였다"

입력 2020.07.08. 00:19 댓글 0개
현대차그룹 경영진, SK이노 서산공장 방문…신기술 개발 방향성 등 공유
정 수석부회장, 이재용 부회장·구광모 회장 이어 배터리3사 회동 마무리
[서울=뉴시스]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그룹 경영진과 미래 전기차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현대차·SK 제공) 2020.07.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최희정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신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은 7일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SK그룹 측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서산공장에서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급속충전·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으로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전기차(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다.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의 이번 회동을 끝으로 배터리3사 총수들와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미래형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충북 청주시에 있는 LG화학 오창1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논의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1.02.since1999@newsis.com

정 수석부회장의 배터리3사 총수 연쇄 회동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한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안정적 배터리 수급을 가능케 하고 업체간 기술·가격 경쟁을 유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업체간 기술·가격 경쟁을 통해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에 맞설 '전기차 팀 코리아'의 체력을 강화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차세대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4차에 걸쳐 발주하고 있다. 1~2차 물량 공급사는 이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으로 선정됐다. 3차 발주는 올 하반기 진행된다. 1차공급사로 선정된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부터 5년간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약 50만대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10조원 규모다. 2차 물량공급사로는 LG화학이 선정됐고, 삼성SDI의 배터리는 최근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트럭에 탑재됐다.

현대·기아차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수소전기트럭 초도 물량을 배터리3사가 각각 차지한 만큼 앞으로 진행될 E-GMP 기반 차세대 전기차 3, 4차 수주에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최우선 가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역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모든 업체가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3, 4차 수주는 업체간 각축전이 치열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LG화학이 현대차 전기차에, SK이노베이션이 기아차 전기차에 적용됐다면 앞으로는 차종별로 업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성이 높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업체와 차종별로 계약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4대그룹이 뭉치며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한국이 미래 모빌리티 강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현대차와 배터리3사가 경쟁과 혁신으로 한국 모빌리티산업 생태계를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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