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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 광주 118번 확진자, '빌린 돈 갚으러' 공사장行

입력 2020.07.07. 16:50 댓글 1개
잠적 10시간 만에 병원 이송…'아내 암투병설' 해프닝
접촉자 3명 잠정 집계…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고발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7일 오전 9시15분께 전남 영광군 한 공사현장에서 광주 118번 환자 A씨(60대 남성)가 경찰에 의해 발견돼 이송을 준비 중이다. A씨는 확진 통보 직후 연락을 끊은 채 잠적, 10시간 만에 발견됐으며 광주 지역 격리 병동으로 이송됐다. (사진 = 독자 제공) 2020.07.07.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통보 직후 잠적한 60대 남성이 빌린 돈을 갚고자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10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7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5분께 전남 영광군 한 농수로 공사현장에서 광주 118번 환자 A(60대 남성)씨가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앞서 A씨는 광주 85번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전날 오후 11시께 양성 통보를 받았다.

통보 직후 음압구급차가 A씨의 자택을 방문했으나, A씨는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자취를 감췄다.

이후 이날 오전 7시께 지인인 인테리어 업자의 차량을 타고 광주에서 영광 현장까지 이동했다.

경찰과 함께 행방을 추적한 방역당국은 10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9시15분께 A씨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A씨는 현장에서 잡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A씨의 접촉자는 인테리어 업자와 그 장인·장모 등 3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A씨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동구 한 초등학교 공사를 맡았으며, 이달 3일부터는 사흘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별다른 외부 동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확진 통보 당시 보건소 관계자에게 "병원에 격리되면 생계는 어떻게 하느냐. 빌린 돈 100만 원을 토요일(7월11일)까지 갚아야 한다"며 생활고를 호소했다.

행정당국 일각선 A씨가 암 환자인 아내의 치료비로 매달 수백만 원을 부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돼 해프닝에 그쳤다.

일용직 건설노동자인 A씨는 1인 가구이며, 혼인 이력이 없다.

암투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는 댓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A씨는 가계 형편이 어려웠지만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지원 대상자가 아니다. 2004년 전남 한 지역에 거주할 당시 행정당국에 복지서비스관련 문의를 한 이력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A씨를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고 있다.

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1조 위반 혐의로 조만간 경찰에 고발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코로나19 현황 브리핑에서 "118번 확진자 A씨의 이탈 행위는 시민 생명과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큰 범죄행위로 판단한다"면서 "150만 광주시민·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방역수칙과 행정조치 위반 등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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