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中, 美 에너지 수입 약속 이행 어려워···18% 불과"

입력 2020.07.06. 08:40 댓글 0개
코로나19로 에너지 수요·가격 붕괴
액수로 목표치 설정해 달성 어려워
1~5월 에너지 수입, 약속한 액수의 18%
[터코마=AP/뉴시스] 지난해 11월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터코마에 있는 터코마항의 모습. 2020.07.06.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중국이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따른 미국산 에너지 수입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에너지 수요와 가격이 무너진 탓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오는 가운데, 특히 에너지 부문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농업과 제조업 부문 수입에서 나름대로 약진하고 있다. 반면 석유, 천연가스, 프로판, 부탄, 석탄 등 에너지 부문에서는 크게 뒤처졌다.

1단계 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250억달러 규모 미국 에너지를 사들여야 한다. 내년에는 구매 규모가 더 늘어난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1~5월 중국은 미국 에너지를 20억달러어치 수입했다.

이 기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입액(109억달러)의 18% 수준이다. 남은 7개월 동안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중국은 매달 30억달러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해야 한다. 지난 5개월 동안의 누적 수입액을 웃도는 규모로 매달 에너지를 사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330억달러 수입을 약속한 농산물의 경우 같은 기간 54억달러를 구매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보언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여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한 수치다.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입액의 39%에 불과하지만, 주요 수입 작물인 대두 등의 수확철인 가을에 구매량이 급증할 수 있어서다.

840억달러를 수입해야 하는 공산품 수입액도 195억달러로 에너지보다 사정이 나았다.

원유 및 천연가스 탐사·생산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탐사생산위원회(AEPC)의 최고경영자(CEO) 앤 브래드버리는 "특이하고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부문은 팬데믹(전 세계적인 대유행병)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받았고, 현재 무역합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업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에너지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의 이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액수로 목표를 설정해서다.

보언은 "중국의 구매 약속은 양(volume)이 아니라 액수(dollar) 기준이다. 에너지 가격이 제로(0)에 가깝다면, 중국이 대량으로 에너지를 사들여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농산물이나 공산품 구매를 비교적 잘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부문의 부진을 이유로 1단계 합의를 철회하거나 중국을 제재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내줬던 미국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4, 5월 되찾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