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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당, 기초의회 원 구성 과도 개입···"자율성 침해"

입력 2020.07.05. 13:06 댓글 0개
서구의회 의장 추천 후보, 의원총회와 달리 뒤집혀
당 추천 없이 당선된 의장에 직위해제 징계성 조치
[광주=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서구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등 원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기초의회의 자율성과 의원 개인의 소신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지방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지난 3일 서구의회 김태영 의원을 시당 상무위원에서 당직 직위해제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당은 의원총회에서 당 공식 후보로 오광교 의원을 추천하기로 한 당론을 어기고 출마해 의장에 당선됐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 김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당직 직위해제는 징계청원에 대한 심사 전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직을 박탈하기 전 취하는 조치다.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광주시당과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오 의원과 또다른 재선 의원 중 1명을 추천 후보로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오 의원이 과거 서구의회 의장을 2번 역임했던 전력을 들어반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반면 시당 측에서는 '연륜·경험이 많은 다선의원이 의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뉴시스] 광주 서구의회 전경.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지만 표결을 거쳐 오 의원이 민주당 추천 의장 공식 후보가 됐다.

그러나 당내 일부의원들의 권유를 받은 김 의원이 추천없이 출마,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 표결이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는 김 의원이 6표, 오 의원이 5표, 소수정당 모 의원이 2표를 받았다. 이어진 결선투표에서 김 의원은 8표를 받아 5표에 그친 오 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시당이 주관한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당론을 따르지 않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방의회 후반기 원 구성에 앞서 민주당은 내부 경선을 통해 의장 후보를 선출, 당론에 따라 투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서구의회 전반기 의장 역시 2년 전 소속정당인 민주당 추천 없이 의장에 당선돼 '해당행위' 명목으로 제명된 바 있었던 만큼, 의사소통·결정방식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당이 기초의회의 자율성과 의원 소신투표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소속 한 서구의원은 "구민들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모든 구 의원이 책임과 자율성을 갖고 있다"며 다른 정당까지 있는 기초의회 내 의장단 선출은 집안일이다. 시당이 과도한 '기강 잡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의원은 "김 의원이 당론을 어긴 것은 맞다. 시당도 해당행위로 보고 강력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약서까지 쓴 의원들이 당의 추천을 받지 못한 후보를 선택했다. 의원총회의 의사결정구조가 왜곡된 것 같다"며 "총회에서 의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격론을 벌여 모든 의원이 수긍하고 승복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의원은 "중앙정치가 과도하게 기초의회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광주시당은 당직 직위 해제 조치를 내리면서 "당론인 의원총회 결정사안을 어기는 것은 해당행위이고 당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과 같다. 야합에 나선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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