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권민아는 왜 폭로했나··· '합숙생활'이 키운 K팝 그늘
입력 2020.07.05. 09:16 댓글 0개[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걸그룹 'AOA' 동료였던 권민아(27)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은 신지민(29)이 팀을 탈퇴하고 연예 활동을 중단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 3일 권민아의 폭로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AOA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K팝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한류의 선봉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아온 K팝의 그늘을 다시 조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권민아는 팀 탈퇴 1년 만에 왜 폭로했나
배우로 전향한 권민아는 지난해 5월 FNC와 계약을 종료하고 팀을 나왔다. 이후 AOA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일들과 관련 악플 세례를 받았다.
일부 네티즌의 이어진 악플에 감정이 복받친 권민아는 지난 3일 소셜 미디어에 지민의 괴롭힘으로 인해 AOA를 탈퇴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지민의 괴롭힘으로 인해 자신의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은 물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민은 "소설"이라는 글귀를 시작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박했다. 그러나 권민아가 자신의 손목 흉터를 공개하며 "양심도 없다"고 비난, 파장이 커졌다.
결국 지민과 AOA 멤버들, FNC 관계자는 권민아를 찾아가 사과했다. 그러나 지민의 사과 행태도 비판 받았다. 권민아가 "실랑이도 있었고, 지민이 진심으로 사과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논란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민은 결국 "짧은 글로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없지만 죄송하다. 제가 팀을 이끌기에 부족하고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팀 탈퇴와 연예계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 가요계에서는 지민이 사실상 연예계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AOA, 데뷔 8년 만에 최대 위기
AOA는 굴곡이 많았던 팀이기는 하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직격탄이 돼 데뷔 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데뷔한 AOA는 당시 댄스 그룹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팀으로 주목 받았다. 멤버 7명 중 지민, 초아, 유나, 민아에 밴드 활동에만 나서는 유경이 가세, 밴드 유닛 AOA블랙이 완성됐다.
하지만 유경을 제외하고 설현, 혜정, 찬미 등이 가세된 댄스그룹이 '짧은 치마' 등으로 인기를 누리며 밴드 유닛은 3여년 간 활동이 없었다. 결국 유경이 2016년 팀뿐만 아니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2017년에는 핵심 멤버 중 한명인 초아가 휴식기를 보내며 잠적설, 탈퇴설 끝에 그해 6월 팀을 나갔다.
작년 5월에 5인 체제로 재편했다. 지민, 유나, 혜정, 설현, 찬미 등 다섯 멤버가 FNC와 재계약한 반면 권민아가 이 회사와 계약을 종료하고 팀 자퇴를 결정했다. 당시에는 불화설은 없었다. 권민아는 연기자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다 이날 권민아의 폭로로 AOA와 FNC는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됐다. 특히 작년에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걸그룹 대전 '퀸덤'으로 재발견된 AOA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민의 탈퇴로 4인조가 된 AOA의 향후 활동도 불투명하게 됐다.
◇그룹 내 불화, K팝 시스템의 이면
걸그룹 내 특정 멤버 괴롭힘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톱 걸그룹으로 군림하던 '티아라'는 멤버 화영에 대한 '따돌림 논란'으로 추락했다. 멤버 화영이 탈퇴하는 과정에서 다른 멤버들이 화영을 따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멤버들 간의 불화는 비단 걸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기 K팝 그룹들 사이에서 종종 멤버들 사이에서 잡음이 흘러나왔다.
2016년 멤버들과 불화설에 휩싸였던 옛 비스트 멤버 장현승은 결국 다른 멤버들과 성격차이를 이유로 팀을 탈퇴했다. 전속계약이 끝나자 비스트 멤버들은 회사를 떠나 독립 레이브를 차리고 하이라이트로 활동하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은 멤버들이 솔로 가수, 연기자 활동에만 집중하면서 불화설이 떠돌았고 결국 팀 활동이 흐지부지됐다.
팬들이 K팝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노래와 춤, 외모만 있지 않다. 각 멤버의 캐릭터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성에 몰입한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멤버들의 관계를 다룬 '팬픽'(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등을 소재로 팬이 직접 쓰는 소설)이 성행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따돌림, 괴롭힘, 불화 등으로 인해 그런 관계성이 망가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팬심은 급격히 식게 된다.
사실 멤버들 간 불화는 K팝의 태생적 그늘일 수 있다. 멤버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아이돌 활동이라는 미명 아래 모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합숙생활이 대다수 소속사의 기본 원칙이라,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24시간 붙어 있게 되고 그러다보면 풀지 못한 앙금이 쌓일 수 있다.
아이돌 그룹 기획사 관계자는 "멤버들끼리 같이 고생을 하며 우애를 쌓는 경우도 많지만, 연습생 시절부터 혹독한 오디션을 치르며 경쟁 관계를 형성해왔던 만큼 데뷔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은 멤버들도 있다"고 전했다. AOA 역시 데뷔 1년 전부터 일찌감치 합숙생활을 했다.
몇 년 전부터 일부 K팝 그룹 멤버들의 불안한 심리 등이 문제로 지적돼 상당수 기획사들이 멤버들의 심리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정신과 상담은 물론 회사 내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인성, 화합 등의 덕목을 교육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번 AOA 사건은 K팝이 더 내부 점검을 해야 하는 설득력을 부여했다. 국위를 선양한다며 산업적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팀의 내면을 살펴가며 심리적 기운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사후약방문식의 땜질 처방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FNC는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가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AOA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한동안 업계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 활동을 둘러싸고도 폭로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룹 '모모랜드' 출신 연우는 4일 자신의 팬카페에 "청춘을 바친 일을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깨끗이 포기할 만큼 용감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저는 그런 대담함이 없다. 그럴 의지도 없었다"며 모모랜드 탈퇴가 자신의 뜻이 아니었음을 내비쳤다.
이후 연우는 온라인에 갖은 추측이 나돌자 "팬분들과의 공간이다보니 좀 깊은 이야기들이 나와 오해를 산 것 같다. 저는 별다른 일 없이 잘 지내고 있고 작품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다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불화설에 휩싸인 '볼빨간사춘기'를 둘러싼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전 멤버 우지윤과 여전히 몸 담고 있는 안지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방 중이다.
아이돌 업계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멤버들의 입장 표현이 자유로워지면서, 부정적 이슈에 대해 예전처럼 무조건 쉬쉬하는 분위기는 이제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한다"면서 "멤버들의 관계를 두루 잘 살펴 처음부터 문제를 만들지 않은 것이 중요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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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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