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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플라잉카도···' 정의선 부회장 수소드라이브 속도

입력 2020.07.05. 06:57 댓글 0개
[고양=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살펴보고 있다. 2020.07.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정부, 정치권과 발을 맞춰가며 대한민국의 세계 수소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분야를 넘어 선박, 철도, 발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도 수소연료전지 적용이 고려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일 국내 수소경제를 이끌 컨트롤타워 '수소경제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위촉, 첫 회의에 참석했다.

수소경제위원회에는 산업부·기재부·과기부·환경부·국토부·해수부·중기부 장관과 부회장, 문일 연세대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에서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방안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 이행현황 및 향후 계획 ▲수소차·수소충전소 추진성과 및 향후계획 ▲수소도시 추진현황 및 확산전략 ▲수소경제 전담기관 지정 ▲수소경제위원회 운영세칙 제정 등을 심의, 의결했다.

위원회는 2030년까지 500개, 2040년까지 1000개의 수소 전문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모빌리티, 연료전지, 액화수소, 수소충전소, 수전해 등 5대 분야 '수소 소재·부품·장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수소분야 우수 기술·제품에 대해서는 지자체·공공기관이 적극 구매할 수 있도록 '혁신조달'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경남, 호남, 중부, 강원 등 4대 권역에는 중규모 생산기지가 설치되며, 2025년까지 소규모 생산기지 40개가 구축, 안정적인 수소공급 인프라가 마련된다. 아울러 수소클러스터(수소기업·연구기관이 혁신 지속창출), 규제특구(수소 신기술, 신사업 실증), 수소도시(생활형 수소인프라 보급)를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지역 생태계를 속도감 있게 조성할 방침이다. 그린수소를 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 풍력, 새만금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다양한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30년 100MW급 그린수소 양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고양=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경제위원회 위원 위촉식에 참석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7.01. photo@newsis.com

수소경제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효성, 코오롱, 두산 등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에 속도가 붙고, 한국의 세계 수소시장 장악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수소경제위 회의에서 "지난해 수소차 글로벌 판매 1위, 수소충전소 최다 구축, 세계 최대 연료전지 시장이라는 세계 1등 3관왕의 성과를 낸 여세를 몰아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국'에 이를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수소사회화'에 속도를 내게되기까지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왔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1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모델 '투싼ix 푸얼셀'을 출시했지만 정부의 탄탄한 지원을 등에 업은 토요타 '미라이'에 밀려 시장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현대차는 2018년 한 번 충전으로 609km를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개발하며 수소사회 진입이 결코 꿈이 아님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 같은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넥쏘의 성능과 기술력은 일본차들에 비해 단연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수소차 보조금 지원은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예산당국의 인식으로 보조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정부 지원은 소극적이었다. 수소충전소도 전국에 12곳 뿐이었다. 막막한 상황이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혼자 고군분투해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 수소경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수소사회화를 위해서는 수소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수소에너지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판단, 국내외에서 수소에너지를 알리기 위한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자격으로도 세계 각국 정치·경제인들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고양=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자사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S-A1을 살펴보고 있다. 2020.07.01. photo@newsis.com

현대차그룹은 2018년 독일 아우디와 손잡고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H2E)와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 1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10월에는 넥쏘가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NCAP'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주요관계자들의 넥쏘 시승도 2018년과 2019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정부와 정치권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전용차로 현대차 넥쏘를 도입했고, 이낙연 전 총리도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를 찾아 넥쏘 등 미래차 개발을 격려했다. 정부는 2019년 1월 관련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산업부는 당시 업무보고를 통해 2022년 수소차 6만5000대 생산, 수소차 충전소 310곳 확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한국가스공사, 현대차, 에어리퀴드, 효성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3개 회사는 1350억원을 투자,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HyNet)' 설립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9년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70만기 규모로 확대한다. 완성차·선박·철도 등 운송분야는 물론 전력생산과 저장 등 발전분야에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방침이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은 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 국제포럼 특별세션에서 "최근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최적의 해법으로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전기차"라며 "앞으로 연료전지시스템은 미래사회에서 모빌리티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UAM은 현재 배터리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장거리 운행을 위해서는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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