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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구하기 하늘의 별"···전세 이대로 사라질까?

입력 2020.07.04. 06:00 댓글 3개
서울 전셋값 53주 연속 오름세
전세 품귀현상…반전세 '확산'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주택시장에서 '전세'(傳貰)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세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전셋값은 53주 연속 오름세입니다. 전세 물건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5322만원이나 올랐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직장인이 감히 넘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당장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이 걱정입니다. 이대로 가면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하고, 결국 집값까지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임대 물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 반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탓입니다. 오는 8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청약 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0%대 초저금리로 인해 전세를 통한 은행이자 수익이 사실상 무의미해졌습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지난 6·17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단지를 분양을 받으려면 2년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전세대란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내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전세 품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2만3217가구로, 올해 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입니다. 또 2022년에는 1만3116가구까지 축소됩니다.

[서울=뉴시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 전세는 조선시대 말기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세는 1970년 산업화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경제의 급성장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아파트 건설이 덩달아 활발했습니다.

당시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전세를 내주는 방식으로 내 집 마련을 했습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초기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지금의 전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입자에게도 전세는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됐습니다. 세입자들은 목돈을 집주인에게 보증금으로 맡기고, 전셋집에서 주거를 해결하면서 저축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갭투자'(전세 낀 매물)나 '깡통전세'(시세가 전세보증금 이하로 떨어진 경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전세제도의 존폐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없어지니 마니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만, 무주택자들에게 전세제도의 종말은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집주인은 초저금리 시대에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세가 좋겠지만, 세입자에게 월세는 일종의 '사라지는 돈'으로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전세가 사라지면, 어쩌면 세입자의 내 집 마련이 영영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세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월세를 내다보면 내 집 마련을 위한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전세금을 낮춰주고 월세를 받거나 전세금을 그대로 두고 월세를 추가로 받는 '보증부 월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흔히 '반(半)전세'라고 부릅니다. 전세와 월세의 중간 형태이기도 합니다. 전셋값이 연일 치솟은 데다 매달 월세까지 내라고 하니 세입자는 달가울 리 없습니다. 치솟은 전셋값이나 추가된 월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보니 결국 이사를 가야하는 '전세 난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주거 안정이 불안하다는 얘기입니다.

주택 임대차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다만, 반월세라는 기형적인 형태를 경험하고 지금 전세가 갈림길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전세가 반드시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주택시장의 상황과 시기에 따라 전세 비중이 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삶의 휴식 공간인 집을 놓고 '전세 대란'이니, '전세 난민'이라는 다소 과격한 용어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전세, 정말 사라질까요?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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