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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다주택 참모들 여전···文대통령 '집값 안정' 의지 무색

입력 2020.07.03. 19:29 댓글 0개
김현미, 文대통령에 주택 시장 동향·대응방안 긴급 보고
文, 투기성 다주택자 부담 강화 지시…보유세 인상 시사
정책 신뢰성엔 물음표…노영민 등 다주택 참모 '그대로'
노영민 "반포 아닌 청주 처분"…의지, 진정성 결여 '냉소'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국무조정실장과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03.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이른바 '반포 아파트 사수'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강남 불패'라는 그릇된 시그널만을 시장에 남겼다는 비판과, 전혀 솔선수범적이지 않은 노 실장의 모습에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이 요지부동으로 일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냉소가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신'이라는 큰 생채기를 남긴 건 청와대 참모들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적인 태도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 실장이 전날 보여준 이른바 '반포 아닌 청주 아파트 처분' 약속은 차라리 "팔지 못하겠다"는 솔직한 자기 고백보다 여론을 더 악화시킨 최악의 선택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발 부정적 뉴스가 여의도까지 빠르게 번지자 급기야 집권 여당 대표가 대신 고개 숙이는 것으로 진화에 나섰다. 이른바 6·17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역풍선 효과로 서울 집값을 뛰게 만들었다는 정책 비판이 새롭게 제기되자, 당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서 국민에게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다주택 공직자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최고위원은 노영민 실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인 시기에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 처분 권고를 받고도 일부가 따르지 않는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기회에 청와대 참모 뿐아니라 장·차관, 고위 공직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다주택을 자발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국무조정실장과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03.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받은 자리에서 부동산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도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의 절박함을 다수 참모진들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정작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진이 꾸준히 도마에 오르는 상황 속에서 나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무디게 반응하도록 내성만 키울 뿐, 정작 부동산 시장에는 효과적인 시그널이 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김 장관으로부터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받은 뒤 김 장관에게 "투기성 매입에 대해선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며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투기성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금 부담 완화,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 확대, 추가 부동산 대책 적극 마련 등 크게 4가지였다.

특히 투기성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보유세 인상의 도입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유세는 주택이나 토지를 보유할 때 내는 세금으로, 보유세 인상은 평소 문 대통령이 갖고 있는 대표적 부동산 철학 중 하나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27.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은 대선 전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문재인이 답하다' 에서 "부동산 보유세는 국제기준보다 낮다"며 "높여야겠다"고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청와대는 중산층의 저항을 의식해 고가 및 다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먼저 보유세 인상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보여왔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도 이미 김 장관이 최근 공공연하게 밝혀온 것들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다. 단지 김 장관이 구상 중이던 추가적인 부동산 정책 수단을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확인했다는 정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 정책이 종합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김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2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 때문에 논란이 많다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질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와 함께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정부 대책은 4차례에 불과했고, 그러한 4차례의 대책들은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게 김 장관의 답변 취지였다.

하지만 "서민들 분통 터지는 얘기(심상정 정의당 대표)", "어떻게 입증할지 대통령이 입장 표명해야(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등 야권은 일제히 김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갭투자 규제를 핵심 내용으로 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0.06.17. kmx1105@newsis.com

그동안 정부가 발표했던 각각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간 시장 내 구체적인 작동 여부보다는 주무 부처 장관의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가 야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거부감에 불을 질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는 노 실장을 비롯해 비서관급 이상 대다수의 청와대 참모진이 한 몫 했다. "살 집 빼고는 다 팔라"는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데 따른 국민들의 신뢰감 상실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실거주 목적의 주택 1채 외에는 모두 처분하라는 6개월 전 노 실장의 권고를 따른 경우는 김연명 사회수석비서관,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단 2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6개월 전 11명이었던 다주택자(청와대 설명 기준)는 중간에 퇴직·승진·신규 임명 등의 인사 과정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 15명까지 늘었다.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유정열 산업통상비서관 등 3명의 신규 임명자들이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다만 청와대는 현재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다주택자에 해당하는 비서관은 12명이라며 오히려 6개월 전보다 줄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주택 보유자는 현재 12명으로, 최초 6개월 전에 권고가 있었던 때보다는 다주택 보유자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달 안으로 다 (처분) 결정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노영민(왼쪽부터) 대통령비서실장, 황덕순 일자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12.16.since1999@newsis.com

그러면서도 처분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을 얘기하며 지난해 12월16일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처분을 권고했던 노 실장조차 정작 6개월 이상 실행에 옮기지 않자, 신규 임명자들은 물론 기존 참모들까지도 '버티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개월 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후 비서관급 이상 신규 인사 과정에서의 다주택자 우선 배제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해 "(반드시) 그렇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임용하는 데 있어서 이것이 하나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노 실장의 처분 재권고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 것도 이행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노 실장이 보유하고 있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아파트(67.44㎡)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22.86㎡) 가운데 청주 아파트를 처분 대상으로 밝히면서 오히려 스스로 진정성을 의심 받기를 자처했다는 냉소적 반응까지 청와대 내부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애초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처분할 것이라고 했던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뒤집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데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도 거리가 멀다.

이러한 청와대 참모들의 모습을 보며 참여정부 출신 인사도 날선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조기숙 전 노무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없는데 이 정부에는 다주택자가 많아 충격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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