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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숙현 선수 수사 문제 없었다. 가해자들 혐의 부인"
입력 2020.07.03. 18:48 댓글 0개경북청 광수대 2개팀 전담 수사팀 구축
아버지·지인 "경찰-체육회-협회 모두 도움을 안줬다"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경찰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23·여) 선수 가혹행위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최 선수에 대한 사건은 현재 대구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대구지검은 최 선수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3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 선수 측은 지난 3월5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검찰은 3월9일 경주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최 선수 측의 조사를 실시하고 가해자들의 폭행 및 학대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3월28일부터 29일까지 목격자 조사 및 관련 증거를 분석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4월22일부터 5월6일까지 최 선수 가혹행위에 연루된 가해자들을 순차적으로 조사했다.
지난 5월8일부터 28일까지는 검찰과 협의해 참고인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한 뒤 29일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 4명(아동학대·강요·사기·폭행 등 혐의)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사건 접수부터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담당 형사팀장이 직접 책임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수사 대상자들이 해외 전지훈련으로 자가격리 되는 등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최 선수 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주지청으로 부터 사건을 이첩 받아 진행했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당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감독 등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혐의사실 대부분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관련 참고인 진술 확보 및 계좌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범죄사실을 입증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 2개 팀을 전담수사팀으로 편성했다.
광수대는 현재 추가 피해사실 등에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최 선수의 지인과 유족들은 경찰의 사건 수사 당시 최 선수가 오히려 죄인 취급 등을 당해 심적으로 많이 괴로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선수의 한 지인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찰이 최 선수의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인 A씨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숙현이가 그런(가혹행위) 상황을 알릴 수 없었던 이유는 가해자들의 보복을 매우 두려워했기 때문이다"며 "오랜 기간 괴롭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숙현이가 고통보다 억울함이 앞섰기 때문에 부모님과 결정을 통해 굉장히 어렵게 용기를 냈다"며 "고인이 경찰, 스포츠인권센터를 찾은 것은 엄청난 용기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씨는 "숙현이가 경찰에 문제제기했던 그 상황 속에서 되게 힘들어했다"며 "그 이유를 기억한다. 너무나도 실망을 했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부터 오히려 자기가 되게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계속 받았다고, 오히려 너무 힘들어 했었다"며 "경찰에 가서 진술하고 조사 받는 과정에서 숙현이가 제기한 그런 문제들이 별일이 아닌 듯한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최 선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고인을) '별것도 아닌 일, 운동선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다)"라는 것이다.
최 선수의 유족도 경찰과 대한체육회 등의 미온적인 태도에 울분을 토했다.
유족은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은 것은 물론 경찰 형사고소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신고, 철인3종협회 진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가족에게 힘이 돼 준 곳은 없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수사기관에서도 운동선수 폭행은 다반사다"며 "벌금형 정도 나올 것이고 처벌수위가 약하다고 숙현이에게 계속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숙현이가 이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며 "결국 변호사를 선임하자고 하더라"고 부연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부산의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최 선수는 올해 경주시청을 떠나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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