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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0일 대의원대회...'노사정 합의' 불씨 살아날까

입력 2020.07.03. 18:41 댓글 0개
중집서 밤샘 재논의…다수 반대 동의 못 받아
김명환, 위원장 권한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해
통과 여부 '미지수'…강경파 반대-의외 결과도
한국노총 "민주노총 기다릴 수있는 상황 아냐"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하려 이동하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노사정 합의와 관련해 항의를 받고 있다.2020.07.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김진아 기자 =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추인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3일 새벽까지 노사정 합의안 추인 여부에 대해 내부 의견을 수렴했지만 또다시 불발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노사정 대화를 제안한 주체로 노사정 합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다. 민주노총 최상위 의결 기구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직접 묻겠다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주재로 지난 2일 오후 5시50분부터 이날 오전 1시40분까지 중앙집행위원회(중집)을 열고 노사정 합의안 추인 여부에 대해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다수의 반대로 끝내 동의를 얻지 못했다.

앞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지난달 29~30일 중집을 열어 노사정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최종안을 보고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일부 산별 노조 강경파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추인을 받지 못했다. '해고금지', '전국민 고용보험제' 보장 등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노사정 합의 서명식 당일인 1일 오전 다시 중집을 열었다.

하지만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강경파 조합원들이 김 위원장을 사실상 감금하면서 협약식은 예정 시간을 불과 15분 앞두고 취소됐다. 강경파들과 대치 끝에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김 위원장은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강경파가 난입한 회의장에서 "코로나19 위기에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취약계층 노동자 등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최종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날 오후 5시 다시 소집된 중집은 또 한 번 쉽지 않은 진통을 예고했다. 강경파들은 '자본의 하수인 김명환 사퇴 야합 폐기' 피켓을 들고 항의를 계속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실 입장까지 수척한 모습으로 침묵을 지켰다.

중집 안건은 4일 전국노동자대회 준비의 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심의를 위한 수정안 관련의 건,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의 건이었다.

그러나 강경파들은 중집 보고 사안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 진행 경과 보고 및 이후 과제'를 안건으로 올리자고 주장하는 등 안건 심의부터 수정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안건에 올려 합의안 추인을 막겠다는 의도다.

결국 노사정 관련 보고는 안건에 올랐고 장시간 논의 끝에 합의안 추인은 불발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중집 다수가 반대해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안건 심의 역시 다수 중집이 반대해 동의를 못 받았다"고 밝혔다.

추인이 무산되자 김 위원장은 20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대의원대회는 규약 19조에 따라 위원장 권한으로 소집할 수 있다. 앞서 예고한대로 최종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합원들에게 직접 묻겠다는 것이다.

대의원은 조합원 500명당 1명꼴로 선출된다. 민주노총이 지난 2월 개최한 정기 대의원대회 재적인원은 1400여명이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민주노총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하려 이동하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노사정 합의와 관련해 항의를 받고 있다. 2020.07.01. myjs@newsis.com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의원대회 개의 요건은 재적인원 절반 이상이며 출석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기 때문이다.

당장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중집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의 대의원대회 소집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은 노사정 잠정 합의문에 대한 중집 성원의 합리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끝내 다수 중집 성원의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채 회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의원대회 소집이 규약상 가능하다 해도 규약의 취지는 위원장에게 독단과 독선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아니다"라며 "조직을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일방적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 선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만약 대의원대회에서도 합의안을 추인을 받지 못하면 김 위원장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대의원대회 소집을 언급한 중집에서 "그 결과에 따라 거취도 함께 판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대의원대회의 경우 소수 간부 중심의 중집보다 상대적으로 정파 논리에 덜 좌우될 수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다른 노사정 대화 주체들이 그 때까지 기다려줄지도 미지수다.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노총이 노사정 합의안을 대의원대회에 부치기로 한 데 대해 "그것 자체가 확실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일 노사정 협약식 취소 당시에도 논평을 내고 "오늘 민주노총 불참으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최종 무산됐다"며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안 후속 논의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번 노사정 대화를 주재한 정부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대화에 참여했던 나머지 대표들과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민주노총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렸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민주노총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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