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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명인] 정통 인상사진의 대가
입력 2020.07.03. 15:44 댓글 0개광주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옛 계림파출소 사거리에 위치한 ‘쌍광스튜디오’는 많은 이들의 추억과 인생을 담아낸 공간이다.
정제식 대표는 1969부터 51년째 사진관을 운영 중이다. 정 대표는 1959년 중학교를 갓 졸업하고 형편이 어려워 대전 직업보도원에 들어가 사진을 배웠다고 한다. 상이군경, 극빈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던 직업보도원에서는 사진, 라디오, 이발, 세탁, 제화 등 8개 과목을 가르쳤다.
그곳에서 사진을 선택한 것이 천직이 되었단다. “60~70년대 형편이 어려울 때 6남매 중 장남으로서 가정을 지키고 아들 삼형제를 교육시켰습니다. 사진을 배워 여기까지 온 것은 국가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 덕분입니다”라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의 사진사랑은 자녀들에게도 이어졌다. 큰 아들은 중앙대 사진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학위를 마쳤다. 며느리 역시 같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현재 두 사람은 괌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막내아들도 사진을 전공한 후 광주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쌍광스튜디오를 이어받을 계획이다.
“아들들이 사진을 배운다고 하니 정규학문으로 먼저 배워야한다고 생각하고 대학과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학문의 뒷받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그가 중요시 한 것은 ‘기본’이다. 정확하고 심도 있는 이해 없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수 십 년간 사진현장에서 주위의 인정도 받고 기반도 잡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는 끝이 없었다. 결국 51세 되던 해 늦었지만 대학에 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어 광주고 방송통신고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고 광주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기회가 될 때마다 외국에 나가 선진문화를 배우려 노력했다. 그의 전공은 ‘정통인상사진’이다.
‘사진은 인상사진으로 시작해서 인상사진으로 끝난다’라는 말이 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물사진으로 시작해 다른 장르의 사진도 다루다 결국 다시 인물사진으로 돌아온다는 말이다. 사람의 감정을 이끌어내 그 사람을 포현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정통인상사진은 문학, 철학, 미술, 음악, 심리학을 합쳐서 인물사진 하나를 찍어냅니다. 사람들은 얼굴형이 다들 제 각각입니다. 둥근형, 네모형, 역삼각형 등 얼굴의 태, 구도, 조명에 따라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단 몇 미리 차이로 다르게 보이는 것이죠.”
요즘은 시대가 변해 누구든 사진을 찍고 보정도 쉽게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진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다. 사진을 담는 카메라는 기계일 뿐 똑같은 피사체를 누가 찍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는 변한다. 정통인상사진은 인물을 면밀히 관찰해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 사진에 담는 게 관건이다.
정 대표는 향후 동구 명장·명인·장인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물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인물을 주제, 직업을 부주제로 사진 한 장에 회원들의 인생을 담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지역사랑에 대한 애정도 가득했다. 경양로 282-1 ☎062-223-7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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