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與 잠룡, 정세균·김경수·이재명···재난지원금·기본소득 입장차

입력 2020.07.02. 20:17 댓글 0개
목요대화 초청…코로나 방역·지역 지원금 경험 나눠
이재명 "효과 이정도인 정책 있었나…2차 지원해야"
김경수 "2차 대유행 준하는 상황 닥치면 검토해야"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정 총리 "고용안전망이 우선"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와 대한민국, 그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갖고 있다. 2020.07.0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여권 잠룡으로 불리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일 한 자리에 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한 논의를 이어간 가운데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기본소득 도입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국무총리 서울 공관인 삼청당에서 '코로나19와 대한민국 그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10차 목요대화를 열었다. 이 지사와 김 지사와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초청됐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 및 국제관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적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 지사와 김 지사는 각 지자체에서 벌인 코로나 방역 경험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이만희 총회장의 강제검사를 시도했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면서 "(당시 행동에 대해) 일부 비난이 있긴 한데 칭찬도 많아서 계산상 손해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농을 건넸다. 그러자 정 총리는 "우리 이재명 지사님 계산이 굉장히 빠르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경남도와 경기도에서 별도의 지역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김 지사는 경남지역에서 소득하위 50%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 지사도 경기도 별도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그 과정에서 이 지사는 "정부가 이 문제(재난지원금 지급)를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정책으로 보지 말았으면 한다"며 "13조원 정도의 국가예산을 투입해 대부분 국민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재정지출의 승수효과가 이 정도 큰 정책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해 "재정지출로 인한 경제유발효과가 이만큼 큰 게 없었다고 보기 때문에 과감하게 한 두 회 정도 더 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 지사는 "개인적으로는 2차 대유행에 준하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정책적 판단이 선다면 그때는 검토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와 대한민국, 그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갖고 있다. 2020.07.02. kmx1105@newsis.com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서도 정 총리와 이 지사, 김 지사 간 입장차가 있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조세부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고 사회·복지지출도 절반밖에 안 되는 저부담·저복지 상태"라며 "고부담·고복지로 가야하고 결국 증세하고 복지를 확대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한다고 하면 (증세는) 실행 불가"라고 했다.

이어 "만약 기본소득 지급을 전제로 증세를 하면 모두가 같은 혜택을 보기 때문에 저항이 낮아지고 증세 이익을 보는 사람이 90%에 이른다"고 했다.

또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는 딱 한 가지 이유는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수요는 국민 가처분 소득 증가에서 나온다"며 "수요측면을 지원하는 게 훨씬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게 확실하다. 이 점을 총리께서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중 하나가 소득주도성장"이라며 "이 정부가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향의)그런 철학은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기본소득 문제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학계나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될 테니 정부는 우선 고용안전망 등 사회 안전망을 갖추는 데 집중하면서 지켜보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도 "기본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당장 해자는 게 아니라 소액으로 시작해서 계속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총리께 하나만 더 부탁드리겠다"며 "전국 단위로 (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어려우니 지방정부에서 독자적으로, 시범적으로 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 지방세기본법을 고쳐 지역적으로 시행해 검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회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이 지사는 총리님 만날 기회가 많이 없으신가 보다. 이 기회에 요구사항 몇가지를 던지신다"고 농을 건네자 정 총리는 "나한테 수시로 전화해서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newki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