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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입력 2017.09.12. 19:09 수정 2017.09.13. 08:16 댓글 0개일자리는 밥줄이다. 일자리가 없으면 밥줄이 끊기고, 일자리가 불안하면 밥줄이 불안하다.
밥통은 밥만 축내고 제구실도 못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로 쓰인다. 그리고 때로는 밥통이 식도인 ‘밥줄’과 더불어 ‘밥통이 떨어지다’나 ‘밥통이 깨지다’, ‘밥줄이 끊어지다’로 관용적으로 표현되면 먹고 살아가는 일자리나 직업을 뜻하기도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에 일자리나 직업을 밥줄, 밥통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일자리란 용어는 적어도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을 때 쓰일 수 있는 말이다. 일자리의 의미가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우리 삶에서 일자리는 중요하다. 일자리 없는 삶은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되고, 개인의 정체성도 침해된다.
그런데 요즘 경제사정이 안좋아서, 직장에서 채용을 미적미적 해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밥줄이 끊기거나 밥통이 곧 깨질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정책, 지자체의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손에 꼽히는 대기업도 별로 없고, 경기도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선 6기 윤장현 호(號)가 ‘광주형 일자리’를 대표 사업으로 들고 나왔다. 일자리를 만드는데 모든 걸 걸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주형 일자리’는 경영자에게는 고임금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고, 노동자에게는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윈윈전략’과도 같은 사업이다.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민선 6기 초반만 해도 지역사회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정부 추경예산 반영에 이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지역 노동계까지 한 몫소리로 지지하면서 지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취지가 좋더라도, 이를 적용하는 사업장이 없으면 구슬 그 자체일 뿐 값진 보배는 될 수 없다.
간디는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고 말했다. 방향 즉, 비전을 잘 설정했으니 이제는 서서히 속도를 내야 할 시기다.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방향성이 확실한 만큼 미래를 위해 옳다고 밀어 붙여야 한다.
명견만리(明見萬里)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만리 밖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안다는 뜻으로 관찰력과 판단력, 통찰력이 뛰어남을 비유하는 말이다. 변화의 시대에 절실한 대목이다. 윤 시장이 올인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가 명견만리 했으면 좋겠다.
류성훈 사회부장 ytt7788@daum.net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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