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코로나 발생이후 변화되는 주거공간

입력 2020.06.29. 09:57 수정 2020.06.29. 19:36 댓글 0개
김용광 경제인의창 (주)KTT대표

쉽게 상자 안에 칸막이를 늘렸다 줄였다 하여 칸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주택의 실내 벽을 옆으로 옮기면 방이 커지거나 작아지게 만드는 것을 '가변형 주택'이라 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을 선호하는 디지털 세계의 특징인 '언택트(untact)'가 재택근무, 온라인강의, 홈 트레이닝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자발적 격리라는 생활 속 언택트는 모든 생활과 사회전반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주택은 사무실,학교,병원, 운동장 등의 일상 및 일터와는 분리된 가족중심의 휴식과 취침,식사,접객,단란함 등 생활을 위한 거주공간으로 역할이 중시됐고,이를 위한 안정성, 편리성, 쾌적성, 효율성 등의 성능과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구성의 스타일,기술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의 양과 질이 빠르게 높아졌기 때문에 삶의 터전인 주택의 기능 및 역할도 다양하게 달라져야 한다.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기본거주 기능과 더불어 놀이터와 회사,학교의 기능 및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가변형 주택이 필요하다.

거주자의 변화 혹은 거주자 생활의 다양성과 변화에 대응해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주택을 말한다. 즉,한 가지 주택으로 다양하고 변화하는 생활패턴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한 공간 1생활형을 가정한 고정된 생활형을 가진 일반적인 주택보다 진보된 형태의 주거공간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비용의 상승,수익성 감소, 시공 시 어려움,설계상의 복잡함, 부품화 및 건식화의 한계,제도적인 유인책 부재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일상공간이었던 거주공간이 코로나19이후에는 전염병과 같은 외부 위험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대피처로 떠오른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건설관련전문가들도 이 같은 수요에 따라 향후 주택시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기존 고급아파트의 차별화 요소인 공동체(커뮤니티)서비스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한동안 공동사우나시설 등이 폐쇄되어 이용이 불가능해졌으며 재개장 하더라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도서관이나 피트니스센터도 잠정 휴업한 곳이 많은 실정이다.이에 건설사들은 비대면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집이 사무실이자 교실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목적 공간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자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전제되어야 하며 용적률과 건폐율의 인센티브도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시장확보를 위한 공정 부문의 선제 적용으로 민간 부문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

"현대 도시는 인구 밀도와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 과거에 비해 감염병 확산과 같은 비상 상황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일부 사례에 적용했으나 여전히 개발해야 할 요소 기술과 정책 및 제도가 조기에 마련돼야 한다.

가변형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체와 설비를 완전하게 분리하는 설계 및 시공기술과 공급방식의 다양화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확산되는 현실에 직원의 60%가 일주일에 한번 사무실에 출근하는 사태가 곧 다가올 것이며 대다수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순환 근무제 형태로 직원들이 출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무실 출근 인원은 어느 시점에든 직원의 20~30%가 상한"이 될 것이라고 예견해 코로나19이후 근무환경의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처 준비되지 않은 미래가 앞당겨 진 것이다.이처럼 급변하는 사회상황과 기술발전을 융합해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계획 방향이 필요한 이때 가변형 주택이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치료예방 가능한 공간조성을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준비된 미래 주택'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