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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새 수장, 금호타이어 매각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17.09.08. 08:47 수정 2017.09.08. 08:51 댓글 2개해외매각 대신 정상화 뒤 박삼구 회장 또는 국내 다른 기업 매각 가능성 거론돼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동걸 동국대 석좌교수가 내정됨에 따라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가 산은에 두 번이나 매각금액 인하를 요구했고 이를 산은이 거절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채권단은 지난 5일 더블스타와의 협상을 중단하는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하기로 최종 결론내렸다. 주주협의회가 이날 해당 안건을 의결하고 더블스타가 이를 수용하면 매각은 무산된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에 대비한 대안으로 경영진에 금호타이어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자구계획을 내지 않거나 채권단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 퇴진까지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채권단의 방침에 대해 현재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은 아직 채권단으로부터 매각 무산 또는 자구계획안 제출 요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채권단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변수는 채권단의 협상 중단을 결정한 시기와 맞물려 산은의 수장이 교체됐다는 점이다.
이동걸 동국대 석좌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변 인사 중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로 꼽히는 인물로 분류된다. 특히 그는 과거 정부에서 언론 인터뷰와 칼럼 등을 통해 줄곧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의 개혁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 내정자가 지난 정부의 정책금융을 통한 부실 대기업 지원도 강하게 비판했던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그는 2015년 자신의 블로그에 "부실 대기업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으로 왜곡·은폐·지연시키면서 눈덩이처럼 커졌고 이제 '한국적' 양적완화라는 '창조적' 방법으로 그 진상을 숨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성향을 가진 인물이 산은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된 이후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을 어떻게 주도해나갈 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내정자가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추진하는 것보다 정상화 작업을 서두른 뒤 국내 기업이 사들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설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온 문재인 정권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은 회장이 정무적 판단을 배제한 채 매각을 서둘렀기 때문에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이라는 해석과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최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낸 것도 주목되고 있다.
이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 정권이 정권 초기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넘기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 노골적으로 이뤄져 반중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파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에게 금호타이어를 매각할 경우에는 박삼구 회장에게 줄 지 아니면 제 3의 기업이 인수하도록 할 지 여부 등도 관심이다.
재계 관계자는 "산은 수장이 교체된 것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며 "금호타이어를 먼저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향후 매각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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