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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취임 한 달···비대위·합당 난제 풀고 원구성 '숙제'
입력 2020.06.07. 08:30 댓글 0개당 지도체제, 합당 논란 잡음 잠재우며 입지 다져
원 구성 협상 꼬이면서 취임 한 달만에 시험대로
주호영 "할 수 있는 모든 수단 강구…힘 모아달라"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야당의 존재와 야당의 주장이 국회를 더 국회답게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의석이 177석이니까 무엇이든지 다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인다면 21대국회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가 없다."
총선 참패의 격랑 속에서 미래통합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로 취임 한 달째 접어든다. 합리적이고 중도보수적 성향인 주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대표를 맡은 지 한 달만에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단독 개원을 막지 못해 177석 대 103석이라는 압도적인 여대야소(與大野小)를 실감해야 했다.
지난달 8일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한 조를 이뤄 당내 경선에서 궘영세-조해진 조와 벌인 당내 경선에서 과반을 훨씬 넘는 압도적인 표를 얻어 당선될 때만 해도 출발은 좋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 출신 최다선 의원이어서 '영남당' 색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지만 합리적 보수임을 호소했고 압도적 지지를 얻어 원내 수장이 됐다.
주 원내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중대한 과제를 떠안았다. 총선 참패 후 한 달 동안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내홍이 심화된 통합당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고,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21대 국회 임기 시작 전 마무리지었다.
이제 풀어야 할 숙제는 '반쪽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원(院) 구성 협상이다. 당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시험대에 오른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 성패는 여대야소 정국에서 협치의 정치를 어떻게 달성하고, 절대적으로 불리한 의석수 한계를 극복해 실리를 얼마나 챙기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원 구성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여당에선 '상임위 싹쓸이' 주장이 나올 만큼 불리한 협상 환경이지만, 여야가 서로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는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상임위원장을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당내 이목이 집중돼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쓸 수 있는 협상카드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거여(巨與) 민주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통합당은 소야(小野)로서 여당의 독주를 막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개원 사흘 전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국회를 보이콧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상황을 봐가면서 대처하겠다"고 확답을 피하고, 민주당이 개원을 강행한다면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언론이 막아야 한다"고 자조섞인 대답을 주 원내대표가 내놓은 것도 통합당의 힘의 한계를 반증한다.
통합당 원내 관계자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개원 본회의 참석뿐 아니라 의장단 선출 투표에 참여하려 했지만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투쟁 대신 원내투쟁을 지향점으로 삼은 주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에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당이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21대 국회 시작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주 원내대표로서는 단독개원에서 드러났듯 민주당의 마이웨이를 저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정국이 꼬이면서 오히려 주 원내대표의 '입'은 거칠어지고 있다.
직접적인 대여(對與) 비판을 자제하고 '선'을 넘지 않는 절제된 메시지를 냈던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이 풀리지 않은 시점과 맞물려 민주당 윤미향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는 물론 "퇴출 운동"을 주장했고, 개원 날짜가 다가오자 연일 "독재", "폭정"을 부르짖으며 여당에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현실적으로 수퍼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카드나 힘이 없는 주 원내대표로서는 '입'을 통한 여론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여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서 주 원내대표가 평행선 대치를 계속하며 관계 재설정에 실패할 경우 당분간 정국은 냉각기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반 1당 자리를 민주당에 내준 참패를 딛고 거대 여당을 상대로 소통과 협치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그에게 시선이 쏠려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를 다시 살리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면서 "더 힘들고 험한 길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국민만 바라보며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나간다면 기회는 곧 다시 올 것"이라며 당원들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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