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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마저 -31.2억달러···111개월만에 최대 적자

입력 2020.06.04. 10:13 댓글 0개
4월 경상수지 적자 9년3개월만에 최대
수출 -24.8% 급감, 10년2개월만에 최소
한은 "5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
[서울=뉴시스]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가 3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가 31억2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2011년 1월 이후 111개월(9년3개월)만에 최대 적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24.8% 급감하자 국가 경제의 보루 역할을 하는 경상수지마저 휘청인 것이다. 5월 무역수지 흑자로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나타내진 않더라도, 올해 내내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년 만의 적자 전환…코로나發 수출 타격 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1년 전 보다 적자폭이 27억3000만달러 커지면서 2011년 1월(-31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적자 규모를 보였다. 한은은 "계절적 배당지급이 축소됐음에도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월 경상수지 적자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국내 기업의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송금이 집중되는 시기인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4월부터 수출 충격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상품수출은 363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4.9%나 급감했다. 이는 2010년 2월 이후 10년 2개월만에 최소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수출 물량과 단가가 동반 하락한 영향이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수입도 355억7000만달러로 16.9% 감소했지만 수출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수출 쇼크'에 상품수지는 8억2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 4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나타냈다.

적자 우려가 높았던 배당소득수지는 30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달(-48억7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18억6000만달러 축소됐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당소득지급 규모가 45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1억8000만달러 축소된 영향이다. 4월 배당소득지급 규모는 역대 5위 수준이었다.

서비스수지는 14억2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 4월(-12억7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1억5000만달러 늘었다. 주요 IT 기업의 상표권, 특허권 사용료 수취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2억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출국자수가 98.6% 감소하면서 여행수지가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4억4000만달러)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중앙은행의 원화 예수금이 늘어나면서 기타부채 규모가 역대 가장 큰 167억7000만달러를 나타낸 영향이다. 증권 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도 71억8000만달러 늘었다.

◇5월에는 흑자 전환한다지만

그나마 다행힌 것은 경상수지가 5월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했고, 4월 경상수지에 적자 충격을 줬던 배당지급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대비 23.7% 급감했지만,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에는 대규모의 배당지급 요인이 발생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상품수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5월 무역수지가 플러스로 전환됐기 때문에 5월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를 나타내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충격에 따른 수출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그 규모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상수지 연간 흑자 규모는 570억달러다.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올해 경상수지는 2012년(487억9000만달러) 이후 8년 만에 최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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