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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냐 대치냐···'역대 최대 3차 추경' 고민에 빠진 통합당

입력 2020.06.04. 07:00 댓글 0개
통합당, 원 구성-추경안 처리는 '별건'
김종인은 추경 찬성…당 일각선 반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 전 발언하고 있다. 2020.06.0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고민도 더 늘게 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당 내에선 원(院) 구성 협상과 결부시지키 않으면서도 추경안 처리에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한국판 뉴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일 단위로는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원의 3차 추경안을 편성, 국회로 공을 넘겼다.

추경안을 하루빨리 심의, 통과시키기 위해선 원 구성 합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국회 개원부터 여야 합의가 무산돼 '추경 협치'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만큼 정치권에서는 국회 차원의 본격적인 추경안 심의는 빨라야 다음 주에나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통합당은 추경안 심의를 원 구성 협상과 별개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과거처럼 추경안을 원내 협상 카드로 들이대거나 '지연술'로 정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정치적 이득을 챙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추경안이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경제를 살리는 데 최우선을 둔 만큼 민생 문제와 직결된 추경을 정략적 관점에서 다루지 않겠다는 게 통합당의 입장이다.

이에 추경안을 본격적으로 심의하기 전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먼저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상반기 추경을 3차례 편성한 전례가 없는데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추경안을 미리 살펴보고 중점적으로 심의할 대상을 추려내기 위한 것이다.

통합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추경안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아직 추경안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상태라 무조건 비판만 할 수도 없고 내용을 먼저 살펴보고 당 차원의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추경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재정 건정성' 등을 이유로 3차 추경안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추경호 의원은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출은 가파르게 늘어나는데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예상됨에 따라 국가채무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03. photothink@newsis.com

김상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유턴기업 보조금,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제3차 추경에 반영될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코로나19와 같은 내우외환 극복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은 공감한다"면서도 "연이은 추경 역시 규모도 중요하지만, 제때에 제 곳에 쓰일지, 또 어떻게 재정을 충당할 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원 구성이 원만하게 완료돼야 거기에 따라 (상임위가 구성돼) 추경도 같이 꼼꼼히 심사할 수 있다"면서 "(추경안 심의를) 협조한다는 게 눈 감고 통과시키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각을 세웠다.

반면 여당은 추경안 속도전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일 당 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오는 5일에는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겠다"며 "다음주는 상임위원회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경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 착수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개원 후 과제로 3차 추경예산안 처리를 꼽고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춰세우고 타협해선 안 된다.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라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이 개원을 시작으로 원구성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최단기간 내에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 하에 다시 한번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 속에 정치권에서는 추경이 꽉 막힌 협치의 물꼬를 틀지, 정국을 더 냉각시킬지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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