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노인 인구

입력 2020.06.03. 18:31 수정 2020.06.03. 20:11 댓글 0개
도철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경제에디터

서울대 의대(황상익 교수) 조사를 보면 조선시대 왕 27명의 평균 수명은 46.1세로 추정된다. 가장 장수한 왕은 82세의 영조이며 다음은 72세의 태조였다. 이어 고종과 광해군이 66세이고 정종이 62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회갑 잔치를 치른 왕은 20%도 안 된다고 한다.

조선시대 서민들의 평균 수명은 35세 혹은 그 이하였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유로는 의식주 등 생활여건이 가장 좋고 의료혜택도 많이 받은 국왕이 백성보다 오래 살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서유럽에서 산업화가 막 시작되던 1800년 무렵의 평균수명도 35세 안팎이었던 점 등을 바탕으로 유추한 결과라고 한다.

환갑(還甲)은 만 60세의 생일을 축하하는 우리 전통 문화로 회갑(回甲)이라고도 한다.

하루하루 날을 나타내는 단위인 십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과 태어난 해의 띠를 의미하는 십이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한 글자씩 붙여 '갑자년' 등의 형식으로 연도를 지칭하는데 갑자년에서 다시 갑자년에 이르기까지 60년이 걸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명이 비교적 짧은 조선시대에는 60년 동안 살아 온 부모님에게 장수의 의미로 기쁨의 잔치를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평균수명이 늘자 환갑에 대한 의미도 달라졌다. 차이는 있겠지만 '노인'의 기준점도 많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대 53세, 1980년대 65.9세, 1990년대 71.3세에서 2018년에는 83세다. 평균 수명만큼만 살아도 조선 최고령 왕이었던 영조보다 더 오래 사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자료를 보면 오래 사는 것이 더이상 잔치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

국제연합(UN)은 우리나라 고령 인구 비중이 오는 2049년에 일본을 넘어서고 2066년에는 총인구의 42.1%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계청도 2067년 고령 인구 비중이 46.5%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고령화가 높아지면 총 부양률이 올라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오는 2067년에는 생산가능 인구 100명이 노인 120.2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설명이다. 늙어서 서러 운데 이래저래 눈치 볼 일도 더 많아지게 됐다.

도철 경제부부장 douls18309@srb.co.kr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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