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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편 확대했는데'···미국 시위 격화에 국내 항공사 거듭 울상
입력 2020.06.03. 00:01 댓글 0개美노선, 여객 매출 20~30% 차지하는 알짜지만
시위 사태 겹치며 30%대 탑승률 회복 더딜 듯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미국 내 폭력 시위 확산에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미주 노선 항공편 운항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주 노선 운항을 축소했다가 6월 들어 상용 수요 등을 감안해 운항편을 확대한 상황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당초 지난달 30일 밤 11시50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KE012편의 이륙 시간대를 12시간 늦췄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며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되자, 승객과 승무원의 안정을 위해 이륙 시간대를 조정한 것이다. 같은날 밤 11시55분 LA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인천으로 올 예정이었던 화물기 KE214편도 이륙이 지연됐다.
앞서 미국에선 지난달 25일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장시간 눌러 결국 사망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비무장 상태로 엎드려 목이 눌린 채 "숨을 쉴 수 없다"라고 호소하는 플로이드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됐고, 격분한 미국 시민들은 전역에서 시위 중이다.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자 현재 LA, 시카고, 애틀란타, 마이애미, 시애틀 등 도시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국내 항공사들의 재운항하는 미국 도시 중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곳도 포함돼 있어, 각 항공사의 미주 노선 운항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항공사들은 이달 들어서 선제적으로 미주 노선 운항 확대에 나선 상황이었다. 6월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란타, 시카고, 워싱턴, 시애틀, 밴쿠버, 토론토 등 미주 노선을 운항한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등 미주 노선을 운항한다.
장거리 노선인 미주 노선은 대형항공사의 효자 노선이며, 샌프란시스코와 LA 노선 등은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 중 미주 노선의 비중은 29%, 아시아나항공은 21%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들어 미주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운항편이 급감했다.
여객 수요도 줄며 각 항공사의 투입 기종도 중형기로 변경됐다. 대한항공은 현재 아틀란타, 시카고, LA, 뉴욕 노선에는 보잉777-300(277석/291석) 기종을,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노선에는 787-9(269석) 기종을 투입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미주 전 노선에 A350(311석) 기종을 투입하고 있다.
다만 항공사들은 이미 최소한의 항공편만 띄우고 있어, 당장 미주 노선 항공편 운항을 줄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미국 내 시위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라며 "이미 미주 노선은 최소한의 운항만 하고 있어 항공편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시위까지 겹치며, 미국 노선의 여객 수요 회복세가 느려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노선 방어 차원에서 미주 노선을 운항하고는 있지만, 탑승률은 30%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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