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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남 경영경제인 양성, 70년의 나날들
입력 2020.06.01. 18:49 수정 2020.06.02. 19:29 댓글 0개지난 5월 27일은 호남 지역 비즈니스 스쿨의 대명사격인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설립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국전쟁으로 시국이 혼란한 가운데 대학을 설립하고 온갖 악조건을 무릅쓰며 인재양성에 매진하여 왔는데, 올해 고희가 되었다고 하니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20년 전에 발간된 '경영대학 50년사'를 들추어 보면 개교 당시의 생생한 기록들이 나온다. 동족 간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5월 27일 목포상업학교 강당에서 목포초급상과대학은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건물이 소실되는 바람에 대성동 구니다께(國武) 농장에 간이교사가 지어졌고, 이어 도립 목포상과대학으로 승격되었다. 그해 가을, 목포초급상과대학은 전남대학교 출발과 함께 전남대학교 상과대학으로 개편되었다.
1952년에는 일본인들의 옛 신사 터가 있는 온금동에 미군의 막사를 원조물로 받아 마침내 대학다운 건물이 세워졌다고 한다. 그 후 1958년 봄, 전남대 상과대학은 현재의 광주 용봉동 캠퍼스로 이전하게 되었고,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대학 간 통폐합이 이루어지면서 전북대 상과대학으로 합병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전남 지역민들의 대대적인 호소에 힘입어 1963년 상학과, 경제학과를 시작으로 무역학과까지 모두 원상회복되는 기쁨을 맞기도 했다.
해방 이전 우리나라 대학의 경상계열은 독일 경영경제학의 영향을 받은 일본 때문에 상업경제학중심의 상학교육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미국경영학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일본적 학풍이 쇠퇴하게 되고, 마침내 우리 지역에서는 1969년 처음으로 상학과 대신 경영학과가 설치되었다. 곧이어 경영대학원이 병설되면서 상과대학은 지역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경영기법을 전수하는 비즈니스 스쿨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의 경영대학은 1981년 전통적인 상과대학 명칭을 벗고, 현대적인 조류를 반영하는 경영대학으로 개명되면서 명실상부한 경영경제인 양성의 산실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창기에는 소수정예의 학과를 만들어 교육해 왔으나, 1980년 교육부의 실험대학 체제도입에 따라 100명 단위의 대형학과로 커지면서 모집정원이 400명을 웃도는 대학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70년 동안 경영대학은 2만 명이 넘는 인재를 양성하여 우리 사회에 배출했다. 이들은 경제계, 금융계, 학계, 관계 등 각계각층에서 리더로서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번 70주년 행사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해 보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한 동문 가운데 안정되고 편한 직장을 선택하기보다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면서 삶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는 70인을 선정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후배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을 고취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전국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 가운데 70인을 엄선하기란 쉽지 않았고, 또 한사코 사양하는 후보자들도 많아 선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뽑힌 대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물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때문에 개교기념일 행사가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이들 70인의 활약상과 메시지를 학생들의 학습 공간인 스튜던트 라운지에 게시해 후배들이 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동안 50년대부터 70년대 학번까지의 선배 졸업자들은 광주와 서울에서 '자랑스러운 경영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시상하여 온 바 있기에 이번 행사에서는 80년대 이후의 젊은 후배들에게 수상의 기회를 양보하기로 했다.
한편 두 달에 한 번꼴로 조찬포럼을 가지며 동문들의 네트워크 및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경영대학 동문들은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추이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으로 떠난 광주시민은 4천779명, 전남도민은 4천929명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이 20,30년대 청년층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 지역경제인 동문들의 모습은 칭송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일자리 인프라 부족과 학업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지역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지속적인 성장정책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해법의 하나라는 사실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 [기고] 전남과 광주의 문화다양성, 포용의 문화로 바꾸자 최근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슈가 부상한 적 있다. 아시안 컵 4강 전을 앞두고 식사 후 함께 얘기하자는 주장의 얘기를 무시하고 탁구를 친 이강인 선수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 선수에게 달려들어 부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강인 선수는 인성이 부족한 자 혹은 싹수없는 선수가 되었다.뭐 이강인 선수를 두둔하거나 비판하자는 건 아니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문화체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꺼낸 얘기다. 사실 우리는 강한 선후배 문화를 갖고 있다. 특히 나이에 관한 한 절대적이다. 왜 싸우면서도 나이를 따지는 게 우리 아닌가?이에 반해 유럽이나 북미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곳에선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여러 인종과 문화가 섞이다 보니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고, 그 태도 또한 우리와 사뭇 다르다. 왜 프리미어리그나 여타 유럽축구를 보면 선수가 감독을 밀치고, 선수끼리 자기주장을 펼치다 싸움까지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제국주의 경험에 여러 문화가 섞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문화 못지않게 타문화를 존중한다. 타인의 말이나 표현을 무시하거나 억제하는 행동을 금한다. 더불어 타인을 차별하는 것도 금한다. 왜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선수들 유니폼에 "No Racism, No Room"(인종차별 예외없음)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그 정도로 타인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이 만만치 않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문화정책에선 이를 문화다양성이라 부른다.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다양성법'이 제정되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 더불어 국적·민족·인종·종교·언어·지역·성별·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의한 차별을 할 수 없다. 각 집단은 자신의 문화를 표현하거나 관련된 예술활동을 하며 지원에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광주 전남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전남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16년 12월 1일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하여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에 영향을 주었다. 광주광역시 또한 2018년 7월 24일 조례를 제정하여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두 조례가 다르다는 점이다.최초로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한 전남도는 '문화적 차별'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하여 문화적 표현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조례는 '문화적 관용'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한 차별은 금지하고 있으나, '단, 사회미풍양속을 침해하는 문화다양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그 보호의 범위를 사회미풍양속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미풍양속이란 무엇인가?그 범위가 모호할뿐더러 미풍양속이라는 표준화된 문화체계에 여러 문화를 가둠으로써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기 보다는 억압하게 만든다. 즉 누군가 사회미풍양속에 침해한다고 말하면 그 표현이나 활동은 제한되거나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화다양성 보호가 아닌 억압의 측면이 있다.문화나 사회의 발전은 현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나온다. 에두와우드 마네의 '올랭피아'나 구스타프 꾸르베의 '세상의 기원' 등은 모두 당시로서는 허용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예술이 발전했고, 사회가 변했다. 지금 당장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 조례이기에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문화다양성이란 평소엔 인지되지 않다가 사건이 발생하며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전남도나 광주광역시 조례는 전국 지자체에 끼친 영향이 커 전남도 조례는 경기도에, 광주광역시 조례는 서울시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전남도의 조례가 적절히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만큼 광주광역시 조례도 바뀌어 광주 전남이 함께 인권의 도시로서 나아갔음 하는 바램이다. 라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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