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일빌딩 탄환 최소 281개··· 비행체 유력"

입력 2020.06.01. 18:39 수정 2020.06.01. 18:42 댓글 0개
사자명예훼손 전두환 재판 재개
김동환 국과수 총기실장 증언
헬기사격 “탄흔이 말하고 있다”
전씨 변호인 ‘시간끌기’ 지적도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의 형사재판이 열린 1일 오후 광주지법 법정동 앞에서 전두환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

전일빌딩 내외벽에 남아있는 탄흔은 최소 281개이며, 이는 비행체 등 상공에서 발사된 충격으로 발생한 것이 가장 유력하다는 증언이 나왔다.

1980년 5월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신군부의 헬기사격 목격 증언을 거짓이라고 폄훼한 전두환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공학부 법안전과 총기실장은 이렇게 진술했다.

1일 오후 2시부터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실장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광주시의 요청을 받고 모두 4차례에 걸쳐 전일빌딩 내·외부에 남아있는 탄흔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했던 인물이다. 김 실장은 해당 조사 이후 보고서를 통해 10층의 탄흔이 부챗살 모양인 점, 당시 주변에 전일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없었던 점, 탄흔이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발견된 점, 탄흔의 각도를 역추적한 자료 등을 토대로 헬기 등 외부로부터 총기 충격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 실장은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그는 가장 최근까지 진행된 탄흔 조사를 통해 전일빌딩 내외부에서 모두 270개의 탄흔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10층 천정에서 떨어진 부품(텍스)에서 발견된 11개 등 전일빌딩에서 모두 281개의 탄흔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일부 중복이 있을 수 있고 1개의 탄이 여러개의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281발의 탄에 의한 흔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탄흔은 금남로를 바라보고 있는 쪽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으며 다음으로는 옛 전남도청 방면, YWCA 방면 순으로 확인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대부분 원형 내지 타원형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상향·수평·하향 각도로 집중 사격된 흔적이 혼합되어 있지만 40~50도의 하향사격에 의한 것이 다수였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상향·수평·하향 등 각도를 바꿔가며 사격을 가할 수 있는 비행체는 헬기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또 '헬기가 아닌 옥상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사격했을 가능성' 등 다른 요인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씨 측 변호인은 탄흔이 생긴 시기와 탄흔에 남아있을 화학성분 관련 조사 등이 진행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김 실장은 대답 대신 허탈하다는 듯 '허허'라며 답하기도 했다.

이날 김 실장에 대한 전씨 변호인의 증인신문이 4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의도적인 시간끌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음재판은 오는 22일로 전두환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당시 헬기조종사 3명이 법정에 설 예정이다. 당초 전씨 측은 8명 내외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일부 사망하거나 와병중인 점이 감안됐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전 월간조선 기자로 현재는 5·18진상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욱 위원이 방청석을 지켜 눈길을 끌었다. 5·18진상조사위 관계자가 이 재판을 지켜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욱 위원은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상조사위 활동에 참고할만한 사안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흔'이라고 표현되고 있는 흔적이 '건물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의한 것'이라는 명제는 자명한 사실"이라며 "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지엽적 접근에서의 신문만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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