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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잡은' 성남 김남일 감독 "기싸움에서 지기 싫었어"
입력 2020.05.31. 19:16 댓글 0개최용수-김남일, 한일월드컵 4강 주역·중국에선 감독-코치로 한솥밥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8년 만에 사령탑이 돼 적으로 만난 두 영웅의 대결에서 '진공청소기' 김남일(성남FC)이 '독수리' 최용수(FC서울)를 잡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에서 후반 44분에 터진 토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이었던 두 감독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최 감독과 김 감독은 각각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국가대표팀에서 월드컵 4강 진출에 일조했다.
김 감독은 "예상대도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전반에 상대의 강한 압박 때문에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못 보여줬다"며 "준비한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전반에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결승골을 넣은) 토미가 슈팅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능력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골을 넣어 기분 좋은 승리를 한 것 같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과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유쾌한 신경전을 펼쳤다. 둘은 대표팀 선후배 사이였고,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의 감독으로 있을 때, 김 감독이 코치로 보좌했다.
올해 처음 성남 지휘봉을 잡은 초보 김 감독이 "서울을 이기고 싶다"고 하자 베테랑인 최 감독은 "10년 동안 내가 겪은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최 감독님과 중국에서 함께 6개월가량 생활했다.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았다. 우리가 같이 있으면서 어떻게 나올 거라는 예상을 어느 정도는 했다"며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기싸움에서 지기 싫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님께서 경기 후에 (악수를 나누며) 축하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남은 4경기에서 2승2무(승점 8)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남일표 축구'의 초반 돌풍이 눈에 띈다.
김 감독은 "(김)영광이가 들어오고,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작년보다 안정감이 생겼다. 앞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흐름이 좋기 때문에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최 감독은 "아쉽다.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마지막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을 준 것 같다. 빨리 잊고 다음 주에 있을 전북 현대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에 대해선 "감독으로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 같다. 선수 구성이나 상대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쌓아가는 것 같다"며 "고비가 있겠지만 후배로서 더 성장하고, 더 성공해 빛나는 감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2승2패(승점 6)가 된 서울은 상위권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이날 2골 이상을 넣고 승리했다면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상당히 좋은 기회였다. 선수들에게 순위표를 의식하지 말고 우리의 경기를 하자고 했다. 참 아쉬운 오늘 경기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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