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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발목···항공업계 M&A 기약 없어져
입력 2020.05.31. 08:41 댓글 0개코로나19 위기에 인수 일정 미뤘다는 분석많아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항공사 인수합병(M&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암초에 만나며 교착 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등 M&A는 기존 일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돼 주식 취득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주식 취득일을 '기업결함심사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지나간 날(신주는 구주매각 다음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날'로 변경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심사는 6개국에서 진행되는데 미국, 중국 등 5개국에서는 승인을 받고 러시아만 남은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러시아 당국의 미승인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M&A 작업을 머뭇거리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시 경영정상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082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4900%p 가까이 치솟은 6279.78%다. 자본잠식률은 81.2%로 2분기 완전자본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19 변수가 전체 항공업을 위기로 몰고 가며, 인수 주체의 인수 의지를 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최초 항공사 간 M&A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도 미뤄지고 있다. 제주항공도 지난달 말에 잔금 지급 후 주식 취득 예정이었지만,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추진과 관련해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운영자금 1022억원과 채무상환자금 678억원 등 총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이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최대주주인 AK홀딩스를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스타항공의 인수와는 무관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차원의 유상증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운영자금 마련에 나설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는데, 이스타항공 인수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59억원을 기록했으며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에 지난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급여도 미지급 중이다. 국내선·국제선 전면 비운항 기간이 길어지며 운항증명(AOC)마서 일시 정지됐다.
최근에는 체불 임금을 놓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대주주 간 신경전도 불거졌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 측에 자체적인 임금 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했는데, 이스타항공 측은 체불 임금 등 비용은 제주항공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두 M&A건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일단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인수 작업을 지연시킬 명분이 사라지면 인수 의사를 더 확실하게 밝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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