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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형사재판에 국과수 총기연구실장 증인 출석

입력 2020.05.31. 05:05 댓글 1개
5·18 상흔 동구 전일빌딩 4차례 정밀조사
245개 탄흔 감식…헬기 사격 공식화
전 씨는 재판 불출석 허가받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 10층.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모습이 재현돼 있다. 2020.03.1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5·18 민주화운동의 상흔을 품고 있는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정밀 감식, 헬기 사격 탄흔을 찾아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연구실장이 전두환(89)씨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나선다.

31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오는 6월 1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전씨 재판이 열린다.

전씨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다. 전씨 측 변호인은 최근 재판부에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냈으며, 재판장은 "불출석을 허가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와 권리 보호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과 함께 전씨의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번 재판에는 전일빌딩 헬기 사격 탄흔을 분석한 김동환(58)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공학부 법안전과 총기연구실장과 전남대 5·18연구소 김희송 연구교수가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이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감정증인에 해당한다.

김 실장은 광주시의 요청으로 2016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전일빌딩 내·외부 탄흔에 대한 정밀 조사를 4차례 진행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DB 사업부 내부 천장·바닥·벽면·기둥에서 발견된 탄흔 193개는 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쏜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장이 발견된 것은 37년 만에 처음이었다.

검증을 거듭한 그는 전일빌딩 내·외부에서 발견된 수많은 흔적 중 245개만 탄흔으로 인정했다.

특히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탄흔이 부챗살 모양인 점, 1980년 당시 전일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주변에 없었던 점,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헬기 사격 근거로 제시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는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으로 활동하며, 헬기 사격 등 그날의 진실을 파헤쳐 온 인물이다.

같은 달 22일에 열리는 재판에는 전씨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법정에 선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는 "당시 광주에서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취지와 함께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 총기연구실장이 19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DB 사업부에서 4차 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10층 천장의 발굴조사에 나타난 탄환이나 탄환의 잔해가 발견돼지 않아 사용 무기류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이미 발견된 탄흔의 탄도로 미뤄 헬기에서의 (518 계엄군의)사격 정황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2017.04.19.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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